영국·호주, 나토 회원국에 중-러 동맹 강경 대응 촉구

빅토리아 켈리 클라크
2022년 07월 3일 오후 12:19 업데이트: 2022년 07월 3일 오후 12:19

영국과 호주 두 나라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서방이 세계적으로 서구의 가치를 확고히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나토가 중국을 회원국의 이해·안보·가치에 도전하고 규칙에 입각한 국제질서를 훼손하려 한 국가로 지목한 데 따른 것이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리즈 트러스 영국 외무장관은 우크라이나 분쟁이 세계 평화에 미치는 중대한 영향력을 강조하면서 유럽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도 쉽게 일어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NATO 정상회의 공개 포럼에서 “호주는 그곳(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 우리의 길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독재 국가가 주권 국가를 침략할 수 있고, 잔인한 군사력으로 그 의지를 수행하려 한다면 이는 지역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므로 그러한 맥락에서 볼 수 있어야 한다”며 “바로 호주가 여기 나토 동맹국과 함께 우리가 우리의 가치를 다시 고수해야 한다고 보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또한 앨버니지 총리는 중국이 본질적으로 우크라이나 분쟁과 관련이 있다고 믿는다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략 계획을 수립하며 중국과의 우호 관계를 제한 없이 이용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중국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최 기간 중 중국과 러시아 사이에는 제한 없는 파트너십이 맺어졌고, 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이어지는 과정의 일부였다. 그리고 이러한 사실은 중국과 러시아가 얼마나 밀접하게 상호 연결되어 있는지 보여준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가 되려고 한다. 우리는 지금 그러한 중국의 시도를 목격하고 있다”며 “러시아가 과거 러시아 제국이나 소비에트 연방을 재건하려고 하는 것처럼, 중국 공산당 정권은 경제적, 재정적 지원을 통해 동맹을 구축하고 역사적으로 서방의 동맹국이었던 태평양 국가들을 흔들기 위해 러시아나 해당 지역에서 ‘친구’를 찾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전략적 오판 가능성

트러스 영국 외무장관 역시 우크라이나 분쟁은 본질적으로 세계 평화에 대한 위협과 큰 관련이 있으며, 서방이 중국에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 러시아를 전쟁에서 격퇴할 필요가 있다고 당위성을 피력했다.

트러스 장관은 “나는 우리가 협상보다 먼저 할 일이 러시아 격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시진핑 중국 주석에게 보내는 메시지에 대해 매우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호주 앨버니지 총리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우리는 러시아와 중국 간의 협력 증가를 목격했고, 중국은 우리를 주시하고 있다. 그들은 군사력을 증강하고 국제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또 “나는 중국이 경제적 압력을 통해 영향력을 확대하고, 영향력 있는 군사력 구축 상황에서 잘못된 발상을 하여 대만을 침공하는 등의 파국적 오판을 낳을 위험이 있다고 본다. 그리고 우리가 우크라이나 경우를 통해 본 푸틴의 전략적 오판이 바로 그러한 종류다”라고 지적했다.

트러스 장관은 대만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자유세계가 대만이 스스로 방어할 수 있도록 다 함께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영국은 대만의 의미 있는 국제기구 참여를 지원하고 대만과의 강력한 경제적 관계설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트러스 장관은 나토 회원국에 전략적으로 중국에 의존하지 말고 대안을 모색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우리는 중국에 전략적으로 의존하면 안 된다는 교훈을 배울 필요가 있으며 강력한 대안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동남아시아 동맹국, 아프리카 동맹국, 카리브해 동맹국이 중국을 대체할 잠재력이 있다고 밝혔다.

중국의 경제적 강압과 외교적 협박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트러스 영국 외무장관의 이러한 공개 논평은 중국 정권이 호주산 밀, 포도주, 보리, 석탄, 해산물, 꿀, 목재 및 육류 제품에 무역 제재를 가하는 등 호주에 대한 경제적 압박을 강화함에 따라 나온 것이다.

앞서 호주는 중국이 외교관계 정상화를 위해 개선을 요구한 14가지의 불만 사항에 대해 수용을 거절한 바 있다.

이날 앨버니지 총리는 “우리의 가치관을 반영하지 않는 정부의 변화, 우리의 동정심과 단기적 경제적 이익을 위한 어떠한 후퇴도 없을 것이다”라고 거부 입장을 재확인했다.

지난 1월 부임한 샤오첸(肖千) 신임 호주 주재 중국대사는 중국-호주 양국 관계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중국은 호주의 중공 바이러스(코로나19) 기원 조사 요구, 자국 5G망에서 화웨이 장비 배제, 국가 안보 분야 등에서 불만을 갖고 있다고 압박했다.

그러나 중국과 마찰로 압박을 받는 나라는 호주만이 아니다. 영국 트러스 외무장관은 나토 포럼에서 중국이 영국 등 비(非)아태 국가, 나토 같은 국제기구에도 압력을 가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트러스 장관은 “중국이 나토에 관해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는 것은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라며 “중국은 영국이 지배 중인 포클랜드 제도에 대한 아르헨티나의 영유권을 지지하는 성명을 내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