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에 소주병 600개 싣고가던 트럭이 도로에 쏟았다, 시민들이 5분 만에 수거했다

황효정
2019년 09월 16일 오후 1:43 업데이트: 2022년 12월 20일 오후 6:19

추석 연휴가 끝난 가운데 우리나라 사람들이 얼마나 정이 많고 남을 도우려 하는지, 그 민족성을 증명해 보이는 일화 하나가 재조명되고 있다.

마찬가지로 연휴였던 지난 2월 6일이었다. 2019년 설 연휴 막바지였던 이날, 오후 1시께 서울 양천구 신정동 서부트럭터미널 사거리에서 갑자기 소주 600여 병이 도로로 쏟아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KBS 보도에 따르면 사고 경위는 이러했다. 주류회사의 1.5톤 트럭이 인근 식당 등에서 연휴 동안 쌓인 빈 소주병을 수거해 돌아오던 중, 사거리에서 좌회전하다 병들이 한쪽으로 쏠리며 쏟아진 것.

쏟아진 소주병의 수는 어마어마했고 병들은 깨지고 굴러다니는 채로 3개 차로를 가로막았다. 연휴 막바지 서울로 돌아오던 차들의 통행은 꽉 막혔다.

KBS

그러나 상황은 예기치 못하게 순식간에 해결됐다. 도로 위 차량 운전자들과 버스 승객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약속한 듯 도로로 나왔다. 그러더니 자진해 병을 함께 치우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차에서 목장갑까지 끼고 나와 소주 박스를 이용해 함께 병을 담고 박스를 도로 끝으로 밀어내며 자기 일인 양 땀을 흘렸다.

이같은 시민들의 도움으로 5분여 만에 현장은 정리됐다.

한편 이보다 앞서 지난 2017년에도 한 도로에서 파인애플 박스를 싣고 가던 트럭이 파인애플을 쏟자 길을 지나던 버스가 정차, 버스에서 승객들이 우르르 용역인 듯 줄 서서 내려 함께 파인애플을 치운 일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