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내년 3월까지 테이퍼링 종료 후 3차례 금리인상

하석원
2021년 12월 16일 오전 9:12 업데이트: 2021년 12월 16일 오전 11:43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인플레이션이 장기화되면서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에 시작한 경기부양 프로그램을 조기에 종료한다고 밝혔다.

연준은 이달 14~15일 진행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테이퍼링(자산매입의 단계적 축소) 규모를 당초 논의한 월 150억 달러의 2배인 월 300억 달러로 확대하기로 했다.

그동안 연준은 매월 1200억 달러씩 국채 등 자산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돈을 풀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해 경기를 부양해왔다. 이번 발표대로라면 이달 말부터 매월 300억 달러씩 줄여 내년 3월에 자산매입을 종료한다.

자산매입 종료 이후에는 금리인상이 기다리고 있다.

연준 관계자들은 자산매입 기간에는 금리인상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해, 내년 3월까지는 ‘0’(제로) 금리 수준을 유지하고 그 이후부터 단계적으로 총 3차례 걸쳐 0.25%씩 인상하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 9월 FOMC 정례회의 후 기준금리 인상을 서두르지 않겠다고 말한 것과는 확연히 달라진 것이다.

연준 관계자들은 또한 2023년에 금리인상을 3회 실시해 연말까지 1.50%로 올리고, 2024년에 2회 추가 인상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테이퍼링을 앞당긴 결정은 “높은 인플레이션 압력과 강력한 노동회복 때문”이라며 “최근 몇 달간 일자리 증가세가 확고했으며 실업률도 크게 감소했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미국의 경제 회복에 있어서 실망스러운 지표는 노동참여율이라며 노동력 부족이 단기간에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우려했다.

미국의 실업률이 최근 몇 달 동안 상당히 개선되었지만, 수백만 명의 미국인들은 일자리로 돌아가는 것을 망설이고 있다. 10월 노동참여율은 61.6%로 4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가 미국 경제를 타격하기 직전인 지난해 2월(63.3%)을 밑돈다.

노동참여율은 전체 노동가능 인구에서 일하는 사람과 구직 중인 사람의 비율을 뜻한다. 노동참여율 61.5%는 현재 미국에서는 일할 수 있는 사람 10명 중 6명만이 일하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한창 일할 핵심생산인구인 25~54세 근로자들의 일터 복귀를 미루면서 사업주들은 부족한 인력을 구하기 위해 임금을 인상하고, 이는 다시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민주당 계열의 진보성향 싱크탱크인 브루킹스 연구소 등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외출과 소비지출을 줄이고 코로나19 지원금과 실업수당 등 정부의 지원금 확대에 의존하며 생활한 시간이 1년 반으로 길어지면서 노동 의지가 약해졌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라며 빗나간 예상으로 제때 대응하지 못한 연준의 책임을 지적하고 있다.

이에 파월 의장은 “그렇지는 않다”며 “물가 급등 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려 깊은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반박했지만, 테이퍼링 속도를 올린 것만으로 인플레이션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제기된다.

지난달 조 바이든 대통령이 파월 의장의 유임 결정과 함께 다른 인물로 교체된 랜덜 퀄스 연준 부의장은 연준을 떠나기 전 무수한 물가 상승 요인에 대처하기 위해 연준이 금리인상을 앞당겨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연준은 금리인상은 없다고 하다가, 지난 11월에야 FOMC 회의록 공개를 통해 금리를 예상보다 빨리 올릴 준비를 갖췄어야 한다는 내부 논의가 있었음을 시인했다.

일각에서는 한동안 연준이 신뢰를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