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숙한 법정에 갑자기 등장해 참석자들 동공지진 일으킨 ‘고양이 변호사’

이현주
2021년 02월 11일 오후 11:22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전 11:25

엄숙한 재판 도중에 ‘깜찍한’ 모습으로 등장한 변호사가 화제다.

(현지 시간) 9일 미국 BBC 등 외신들은 텍사스주 제394 지방법원의 화상 재판 과정에서 벌어진 유쾌한 해프닝을 소개했다.

최근 미국 텍사스주 지방법원 소속 로이 퍼거슨 판사 주관으로 화상회의 플랫폼 ‘줌(Zoom)’을 통해 민사사건의 심리가 진행됐다.

BBC 유튜브 캡쳐

이날 사건의 주인공 변호사 로드 폰톤은 불법으로 취득한 현금과 밀수품을 들고 미국을 빠져나가려 한 의뢰인에 대한 변호를 맡았다.

퍼거슨 판사는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부터 온라인 재판을 해온 덕분에 익숙하게 심리를 이끌었다.

그런데 갑자기 회의 화면에 흰 ‘새끼 고양이’ 한 마리가 나타났다.

BBC 유튜브 캡쳐

게다가 시무룩한 표정으로 중저음 남자 목소리를 뱉어내자, 퍼거슨 판사는 당황해서 잠시 말문이 막혔다.

그러나 곧 어떻게 된 일인지 알아냈다.

폰톤 변호사 화면에 ‘슬픈 고양이 필터’가 적용됐던 것이다.

퍼거슨 판사가 “폰톤 씨, 제 생각에는 필터가 켜져 있는 것 같습니다”라고 알려주자 폰톤 씨는 화들짝 놀랐다.

BBC 유튜브 캡쳐

빠르게 돌아가는 그의 눈동자와 당혹스러운 표정은 설정을 끌 때까지 1분여간 모두에게 공개됐다.

그는 “판사님 제 목소리 들리십니까? 저 고양이 아닙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퍼거슨 판사는 친절하게 필터를 없애는 방법을 일러줬고, 변호사는 금세 원래 얼굴을 되찾았다.

이후 폰톤 씨는 “아이가 제 컴퓨터를 사용하다가 필터를 켜둔 것 같다. 이런 기능이 있는 줄은 몰랐다”며 양해를 구했다.

BBC 유튜브 캡쳐

심리를 주관했던 퍼거슨 판사는 자신의 트위터에 해당 장면을 공개했다.

그는 “아이가 여러분 컴퓨터를 만진 후에는 화상회의에 참여하기 전 꼭 필터가 꺼져 있는지 확인하라”고 조언해 웃음을 줬다.

사건의 당사자 폰톤 변호사는 현지 언론에 “줌을 이용해 심리에 참여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며 “저의 실수로 많은 사람을 웃길 수 있다면 그걸로 만족한다”고 쿨한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