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밥 많이 먹어” 구급차로 옮겨지는 97세 어머니에게 60대 아들이 목 터져라 외친 말

김연진
2020년 04월 2일 오후 4:03 업데이트: 2022년 12월 14일 오후 3:39

“엄마, 막내 왔어. 밥 많이 먹어야 해…”

“기다릴 테니까 아무 걱정하지 말고 다녀와”

구급차로 옮겨지는 90대 어머니를 향해 백발이 성성한 60대 아들이 소리쳤다.

어머니에게 다가가지도 못했던 아들은 멀리서나마, 30초도 되지 않는 찰나에 작별인사를 목이 터져라 쏟아냈다.

지난 1일 연합뉴스는 대구시 서구의 한사랑요양병원 앞에서 아들 A(64)씨가 어머니 B(97)씨에게 전했던 가슴 절절한 외침을 소개했다.

연합뉴스

이날 이 병원에서는 확진자를 다른 병원으로 옮기는 작업이 진행됐다. 이날에만 확진자 11명이 추가로 발생했다.

이에 119구급차가 진입해 확진자를 1명씩 태워 떠났다.

A씨는 병원 앞을 지키며 어머니를 기다렸다. 전날 밤, B씨가 확진 판정을 받아 다른 병원으로 옮겨진다는 연락을 받고 병원으로 달려왔다.

A씨는 이날 오전 6시 30분에 병원 앞에 도착했다. 어머니의 이송이 언제 진행될지 몰라 새벽부터 하염없이 기다린 것이다.

그렇게 8시간이 지나고, 오후 2시 50분께 B씨가 환자 운송용 병상에 누워 병원 출입문을 나왔다.

어머니를 발견한 A씨는 “엄마! 엄마!”라고 외쳤다. “막내야, 막내!”, “밥 많이 먹고, 잘 다녀와”. A씨는 어머니에게 가까이 가지 못해, 큰소리로 외치면서 인사와 당부를 전했다.

연합뉴스

한 손은 계속 흔들며 인사를 건넸고, 다른 한 손으로는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 어머니의 모습을 남겼다. A씨의 눈은 빨갛게 충혈돼 있었다.

B씨는 그런 아들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봤다. ‘걱정하지 말라’고 아들을 안심시키는 듯한 눈빛이었다고, 매체는 전했다.

A씨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어제 확진 판정 소식을 듣고 많이 놀랐다. 생각하기도 싫지만, 병세가 악화돼 돌아가시기라도 한다면 엄마 임종도 지킬 수 없을 것 같아 걱정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엄마에게 약속한 대로, 아무 일 없이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