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걸러줬을까”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2년된 공기청정기 필터를 청소하려다 느낀 ‘허탈감’

정경환 기자
2019년 09월 30일 오후 12:05 업데이트: 2022년 12월 20일 오후 6:12

지난해 대한민국을 강타했던 미세먼지의 여파로 실내 공기청정기를 들여놓은 가정이 많다.

평소 사용하지 않던 가전제품인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사용법을 몰라서 벌어지는 웃지 못할 헤프닝도 있다.

한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공기청정기 2년 사용 근황’이라는 제목의 게시글에는 보는 사람마저 허무함을 느끼는 사진들이 올라왔다.

온라인 커뮤니티

공기 질에 예민한 편인지 필자는 매일 공기 청정기를 사용했다며 2년 만에 필터를 갈기로 마음먹었다.

처음으로 기계 뒷면에 있는 커버를 열자 먼지 거름망이 보였으며 그 거름망을 빼내니 미세 먼지 등을 거를 수 있는 필터가 나타났다.

그런데 그 필터는 비닐에 쌓여 있었고 심지어 이중으로 된 나머지 필터 또한 밀봉 처리되어 있었다.

온라인 커뮤니티

2년간 공기 여과는커녕 선풍기보다도 못한, 단순히 바람 내뿜는 역할만 한 것이다.

이 글을 본 누리꾼들은 필자가 공기청정기를 들여놓고 누렸을 ‘심리적’ 쾌적함에 원효대사의 해골물을 떠올렸다.

일부 커뮤니티 회원은 “해골 청정기”, “원효대사가 박수치고 갑니다”, ‘50만 원짜리 약한 선풍기를 2년 동안 돌려놨네..”라는 등을 반응을 보이며 즐거워했다.

한편 몇몇 누리꾼은 자신도 몇 개월간 이와 같이 실수 한적이 있다며 고백해 단순히 소비자만의 실수라기 보다 제조사의 안내 부실의 책임도 없지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