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 엡스타인 성범죄 도운 前 여자친구 유죄 판결

하석원
2021년 12월 30일 오전 10:02 업데이트: 2021년 12월 30일 오전 11:17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로 교도소 수감 중 숨진 채 발견된 미국의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의 공범이자 전(前) 여자친구인 길레인 맥스웰이 재판에서 유죄 평결을 받았다.

12명의 배심원단은 29일(현지 시각) 5일간의 숙고 끝에 기소된 6건의 혐의 중 위증을 제외한 5건에 대해 유죄를 평결했다.

배심원단은 목격자 5명의 증언 녹취록을 검토했으며 크리스마스 기간 이틀 휴식했다. 신년 연휴에도 이틀간 휴식하기로 했었으나, 일정을 앞당겨 이날 평결을 내렸다.

사건을 수사한 미 연방수사국(FBI)은 17장에 달하는 공소장에 미성년 여성 유인, 성범죄 공모, 위증 등 6개 혐의를 명시했다. 여기에는 미성년을 유인한 뒤 성행위 장소까지 이동하도록 장거리 여행을 도운 혐의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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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레인 맥스웰이 검사의 증인 심문을 듣고 있다. 2021.12.6 | 로이터/연합

FBI는 맥스웰이 1994년부터 1997년까지 미성년 여성을 성적으로 착취하기 위해 꾀어내는 이른바 ‘그루밍’ 역할을 맡았으며, 이 과정에서 피해자들에게 자신을 믿을 만한 여성으로 위장했다고 밝혔다.

평결이 예상보다 일찍 나온 것에 관해 인권변호사 마지 크렐은 “배심원단은 휴일을 앞두고 결정을 내리는 데 더 적극적으로 되는 경향이 있다”면서도 이번 사건이 전형적인 그루밍 사건이라고 판단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에서 배심원단은 유죄, 무죄만 판단하며 만장일치로 결정한다. 형량 등 실제 판결은 재판장이 하지만, 배심원단 판단과 다른 판결이 나오는 경우는 흔치 않다. 선고 날짜는 미정이다.

크렐 변호사는 “대개 이런 사건은 기본적으로 10년형 이상 나온다”면서 정확한 형량은 판결이 나와야 알 수 있지만 그 이상의 형량이 내려질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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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리 엡스타인 미성년자 성착취 사건의 피해자 사라 랜섬이 길레인 맥스웰의 재판에 참석하기 위해 법원에 도착하고 있다. 2021.11.29 | AFP/연합

맥스웰은 영국 사교계 인사로 영국과 미국 국적의 이중국적자다. 영국 언론·출판계 거물 고(故) 로버트 맥스웰의 딸이며, 전 세계의 부유하고 영향력 있는 인사들과 친분을 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