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격 시위대에 총격, 2명 사살한 美 10대 무죄…정당방위 인정

한동훈
2021년 11월 20일 오전 11:31 업데이트: 2021년 11월 20일 오후 8:54

17세 청소년, 자경단 활동 중 시위대 공격에 반격
배심원단 “자기 생명을 지키려 한 정당방위”

인종 차별에 항의하던 시위대 3명에게 총을 쏴 2명을 사살한 10대 자경단 청년이 무죄를 선고받았다.

19일(현지시각) 미 위스콘신주 커노샤 카운티 법원에서 열린 공판에서 배심원단은 카일 리튼하우스(18)의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리튼하우스는 1건의 일급살인을 포함해 5가지 혐의로 종신형이 구형됐으나, 이번 판결로 무죄 석방됐다. 추가 혐의 1건은 지난 15일 취하됐다.

배심원단은 현지시간으로 오후 12시 10분경에 평결을 내렸고, 이후 커노샤 카운티 법원에서 배심원단 대표가 큰 소리로 평결을 낭독했다.

담당 판사였던 브루스 슈뢰더 커노샤 카운티 법원 판사는 배심원단을 향해 “여러분은 훌륭한 배심원단이었다”고 말했다.

리튼하우스는 지난해 8월 커노샤에서 경찰 총격으로 흑인 남성이 반신불수가 된 사건 이후 과격시위에 따른 방화와 약탈로 지역사회 치안이 불안해지자 총기로 무장하고 자경단원들과 함께 순찰했다.

시위대와 마주친 후 공격을 받게 된 리튼하우스는 3명의 남성에게 총을 쐈다.

Kyle Rittenhouse
카일 리튼하우스의 어머니 웬디가 아들의 무죄 판결 발표 뒤 안도하고 있다. 2021.11.19 | Sean Krajacic/Pool via Getty Images

첫 번째 남성인 조셉 로젠바움(Joseph Rosenbaum·36)은 리튼하우스에게 접근했다. 전문가 증언에 따르면, 로젠바움은 리튼하우스가 소지하고 있던 소총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근접 거리에 있었던 또 다른 목격자는 로젠바움이 무기를 찾아다니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이는 로젠바움이 총기를 뺏으려 했다는 리튼하우스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내용이다.

이후 리튼하우스는 경찰들 쪽으로 달아났지만, 두 번째 남성인 앤서니 휴버(Anthony Huber·26) 등을 포함한 여러 명의 공격을 받았다. 휴버는 소지하고 있던 스케이트보드로 리튼하우스의 머리를 가격했다. 리튼 하우스는 자기방어를 위해 휴버에게 총을 쐈다고 말했다.

총을 맞은 세 번째 남성 게이지 그로스크로이츠(Gaige Grosskreutz·28)는 리튼하우스의 머리에 총을 겨눴다.

리튼하우스의 총격으로 로젠바움과 휴버는 사망했고, 그로스크로이츠는 오른팔에 상처를 입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리튼하우스와 변호인은 3건의 총격 모두 정당방위였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리튼하우스가 무기를 다루면서 방심하고 무모했으며, 자신을 공격하는 사람들에게 항복해야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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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일 리튼하우스가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받은 후 커노샤 카운티 법원을 나서자 사람들이 둘러싸고 있다. 2021.11.18 | 잭슨 엘리엇/에포크타임스

전국적 관심이 집중된 이번 재판 결과를 앞두고 위스콘신 주정부는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긴장하는 모습이었다.

민주당 소속인 토니 에버스 위스콘신 주지사는 주 방위군을 커노샤에서 약 95km 떨어진 곳에 배치해 언제든 질서유지에 투입할 수 있도록 만반의 대비를 했다.

에버스 주지사는 공판 전 성명을 통해 “배심원단이 어떤 결정을 내리든 우리는 평화를 지켜야 한다”며 “우리 지역 출신이 아니면서 우리 지역을 여행하려는 사람들은 여행 계획을 다시 생각해달라”고 요청했다.

다른 지역에서 위스콘신으로 건너와 시위를 벌이는 행위를 자제해줄 것을 부탁하는 발언이었다.

커노샤 관할 당국은 13일 아직 도로 폐쇄나 다른 군중 통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들은 판결에 즉각 반응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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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서니 휴버의 가족(중앙)과 여자친구(좌)가 배심원단의 카일 리튼하우스 무죄 판결 발표 뒤 커노샤 카운티 법원을 나서고 있다. | Nathan Howard/Getty Images

재판 중인 법원 밖에는 배심원단이 심리하는 일주일 동안 찬반 시위대가 연일 시위를 벌였다.

위스콘신주 최대도시 밀워키에 산다는 반 메이스는 에포크타임스에 “이번 판결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주민들에게 남들을 선동한 후 이에 반응하면 총격을 가할 수 있다는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며 “리튼하우스는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했는데 결과는 무죄”라고 비판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남성은 “(총기 소유를 보장한) 미국 수정헌법 2조가 살아남았다”며 판결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에서는 지난해 전국을 휩쓴 인종차별 반대 시위대의 약탈과 방화 이후 정부가 아니라 자신이 자신을 지켜야 한다며 총기를 구매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 이 기사는 자카리 스티버, 잭슨 엘리엇 기자가 기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