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중국서 사용자 개인정보 공개 ‘논란’

조슈아 필립(Joshua Philipp)
2016년 03월 15일 오전 10:06 업데이트: 2019년 10월 27일 오전 8:07

FBI가 샌 버나디노 총기난사 범인 중 한 명의 비밀번호 해제를 애플에 요구하고, 애플이 이를 거절하면서, 애플은 미묘한 입장에 놓이게 됐다.

애플은 미국 내에서는 사용자 프라이버시를 존중한다고 하지만, 비슷한 사안들에 대해 중국 당국과는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 FBI에 대한 협력 거부는 중국 시장을 고려한 것이란 시각도 있다.

이 건에 대해 뉴욕의 한 판사는 2월 29일 애플 손을 들어줬다. 그는 2015년 12월 2일, 샌 버나디노에서 자신의 아내를 비롯한 14명을 사망케 한 시에드 리즈완 파룩의 아이폰5C의 비밀번호 해제를 요청하는 수사관에게 애플이 협조하지 않아도 된다고 판결했다.

하지만 논란은 거기서 끝날 것 같지 않다. 캘리포니아 판사는 FBI가 그 폰의 암호를 푸는데 도움이 될 특정 소프트웨어를 애플이 만들어줘야 한다고 판결했기 때문이다.

사안은 표면상 드러난 것처럼 그리 간단하지 않다. 중국에서 애플의 활동과는 관계없이, 기타 지역에서 사용자 보호를 약화시킬 수도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미국 내의 압력이 거세질 수 있다.

인구연구소(Population Research Institute)소장이며 중국정부의 인권 침해에 강하게 비판하는 스티븐 모셔는 한 전화 인터뷰에서 자신은 이 점에 있어서는 애플편이라고 밝혔다.

모셔는 논란 자체보다 만약 애플이 자신의 암호를 풀 소프트웨어를 만든다면, 소비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가 가장 염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애플이 그런 기술을 개발한다면 개발된 후 2분이면 중국이 훔쳐갈 것이고 그러면 그 누구의 아이폰도 안전하지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이 자사폰에 백도어(암호시스템)를 만드는 것도 그리 간단치 않다. 기술이 한번이라도 사용될 경우 백도어를 만든 사람이 1년에 백만 달러를 받고 중국에 취업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이다.

사용자 프라이버시

애플 웹사이트에 따르면 2015년 전반기, 애플은 750건에서 999건의 국가 보안과 관련된 사항에 대해 정보 공개 요구를 받았다고 한다. 기록에 따르면 정부의 정보공개 요청을 받은 소비자는 0.00673% 이하였다.

그러나 애플의 iOS8과 그 이후 버전이 탑재된 제품과 관련해 정책 변화가 있었는데 애플은 이것은 소프트웨어 디자인과 관련 있다고 했다.

애플은 “iOS8과 그 이후 버전 탑재 기기에서 개인 데이터는 비밀번호로 보호하고 있으며, iOS8과 그 이후 버전 탑재 기기에서는 정부 수색영장에도 데이터 유출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애플은 그 이유로 이들 기기 파일들은 사용자 비밀번호에 묶여진 암호키에 의해 보호되며 이것들은 애플이 소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어떤 전문가들은, 애플의 실제 관심은 사용자 권리가 아니라 사업에 관한 것이며 모든 징후가 중국을 가리키고 있다고 지적한다.

중국 내 애플

미국의 대다수 메이저 테크놀로지 회사들과 마찬가지로, 2013년 말, 애플도 맹비난을 받았다.

전 NSA(미국국가안보국) 계약직이었던 에드워드 스노든이 미국 스파이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를 공개했기 때문이다.

중국 당국은 스노든에 의해 촉발된 이 논란을 미국 테크놀로지 회사들을 깎아내리고 사용자 데이터를 염탐하기 위한 자신들의 정책을 더 심하게 밀어부치는데 이용했다. 애플은 중국 당국자들에게 가장 협력하는 회사였다.

2014년 8월, 애플은 국영 차이나텔레콤(China Telecom) 데이터센터에 중국 유저들의 자료를 저장하기 시작했으며, 차이나텔레콤이 중국에서 애플의 유일한 클라우드 서비스 공급자였다.

애플은 유저 데이터는 여전히 암호화 될 거라고 주장했지만, 어떤 전문가들은 차이나텔레콤이 여전히 서버를 통과하는 모든 데이터에 접근 권한을 가질 경우와 스스로 데이터 암호를 푸는 작업을 할 수 있는 경우를 문제 삼았다.

이 같은 정책들이 겉보기엔 별 문제 없어 보이지만, 다른 나라가 암호화된 자료에 대한 접근을 요구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블랙베리 제조사 림(RIM)은 2008에서 2012년 사이 비슷한 논란에 직면했다. 당시 몇몇 국가들이 이메일 암호를 풀지 못하는데 대해 매우 분노했다.

RIM은 결국 2012년 2월 굴복했고, 뭄바이에 블랙베리 서버를 설치했다. 블랙베리 탈옥 웹사이트라 불리는 크랙베리 (CrackBerry)가 당시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이 서버를 설치함으로써 인도 관리들이 합법적으로 메신저 서비스를 차단하도록 허용됐다.

2014년 차이나텔레콤이 통제하는 서버로 사용자 데이터를 옮긴지 한 달 후, 애플은 RIM과 유사한 조치를 취했다. 2014년 9월 18일 로이터 보도에 의하면, 애플이 중국정부의 데이터 요청문제를 다룰 베이징에서의 법집행 책임자를 구하는 구인광고를 올렸다.

중국당국에 대한 애플의 협력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2015년 1월, 애플 CEO 팀 쿡은 중국 인터넷 검열을 책임진 인터넷 정보부 책임자 루웨이를 만났다.

쿡의 주장에 의하면 애플은 결코 제3자가 정보에 대해 접근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겠노라고 루에게 말했다고 한다.

그러자 루의 대답은 “당신 말은 중요하지 않다. 당신들의 신제품은 우리의 보안검사를 거쳐야만 한다. 우리는 사용자들이 이런 제품들을 사용하는데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을지 우리 자신이 결론을 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로부터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하지만 LA타임스는 2015년 1월, 애플이 중국 사이버 공간관리 규정에 찬성하는 첫 외국회사가 됐다고 보도했다.

애플은 아이폰6를 중국 국가 보안 기준에 부합되도록 하는 중국 당국의 승인도 요청했다. LA 타임스 2월 22일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동일한 승인을 받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