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또 꿇었나…중국 앱스토어에서 쿠란 앱 삭제

2021년 10월 16일 오전 10:21 업데이트: 2021년 10월 16일 오전 10:21

BBC, 무슬림 위구르족 탄압 관련성 주목
기독·이슬람 성서 읽어주는 앱도 동반 퇴출

세계 최대 빅테크 기업 중 하나인 애플이 중국에서 쿠란앱 등 종교 관련 앱을 잇따라 폐쇄했다고 BBC 방송과 AP 통신 등 외신들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BBC는 애플이 최근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쿠란앱 중 하나를 중국에서 내렸다며, 이는 중국 정부로부터 요청이 있은 이후라고 전했다.

‘쿠란 마지드’라는 이 앱은 수백만명의 무슬림이 사용하고 있으며, 그동안 전 세계 어디서나 애플 앱스토어에서 내려받을 수 있었다.

BBC는 자사 요청에도 중국 정부가 입장을 내진 않았지만, 이 앱이 불법적인 종교적 서적들을 호스팅하고 있어 삭제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앱을 만든 회사인 PDMS는 “애플에 따르면 쿠란 마지드가 없어진 것은 중국 당국으로부터 추가 서류가 필요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고 BBC는 전했다.

그러면서 앱 삭제가 신장 지역의 무슬림 소수민족 위구르에 대한 중국의 탄압과 관련있는 것으로 봤다.

BBC는 중국은 위구르족에 대한 반인권적 탄압으로 비난받아 왔다며 자사는 올해 초 위구르 지도자가 중국의 신장 탄압 정책에 타깃이 됐었다는 사실을 보도했다고 덧붙였다.

애플은 이번 사안에 대한 언급을 회피했다.

다만 애플은 “각국 법을 따르는 게 의무이지만 때로는 우리와 정부들의 뜻이 같지 않은 복잡한 이슈들도 존재한다”고 자사 인권지침을 소개했다.

AP통신은 이슬람과 기독교 성서를 읽는 아마존의 오디북 서비스 ‘오디블’과 전화앱이 중국 앱스토어에서 없어졌다고 보도했다.

오디블은 지난달 중국의 애플스토어에서 자사의 앱을 삭제했다며, 이는 “허용 요건 때문”이라고 밝혔고, 이 앱들을 만든 회사들도 중국 정부의 요청으로 삭제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는 이에 “우리는 인터넷 발전을 도모하고 지원해 왔다”며 “동시에 인터넷 발전 또한 중국 법, 규제를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고 AP 통신은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무슬림과 기독교 앱 삭제는 인터넷 기업에 대한 중국 정부의 강화된 규제 영향의 가장 최근 사례라고 전했다.

미국 정보통신 대기업들은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중국 시장을 의식해 중국 정부의 검열 요구를 쉽게 수용하는 경향이 있었다.

앞서 애플은 중국의 해외 인터넷 우회접속 프로그램인 가상사설망(VPN) 앱을 앱스토어에서 삭제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최근 미국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중국 고객들의 데이터 관리 권한을 사실상 현지 당국에 넘겼다.

애플은 중국 정부가 지목한 반체제 인사들과 관련된 앱을 자발적으로 삭제하거나 이를 걸러내지 못한 직원을 해고하기도 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올해 6·4 톈안먼(天安門) 민주화시위 32주년을 맞아 검색엔진 ‘빙'(Bing)에서 주요 키워드의 검색을 막았다가 미국 내에서 거센 비판을 받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