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리조나 지자체·선거장비업체, 상원 증거물 소환장에 불복

2021년 08월 3일 오전 11:45 업데이트: 2021년 08월 3일 오전 11:49

애리조나의 지자체가 법원 판결에도 선거 관련 증거물 제출을 거부하고 버티고 있다. 해당 지역 전자투표장비를 제공한 업체도 관리자 접속암호 제공을 거부했다.

애리조나 최대 지역인 ‘마리코파 카운티’의 감독위원회(행정부 격)는 2일 애리조나 주의회 상원의장의 변호사에게 보낸 서한에서 “더 이상의 선거 관련 증거물은 제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카운티 감독위 측 변호사는 상원의장의 변호사에게 보낸 6쪽짜리 서한에서 “일부 자료는 이미 선거 조사팀이 가지고 있다”며 “나머지 정보는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받지 못할 것”이라고 통보했다.

주의회 상원은 지난해 12월 2020년 대선이 공정하게 치러지지 않았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후 증거물 소환장을 발부해 올해 5월 마리코파 카운티의 투표지 208만장과 선거장비 365점을 입수하고 이를 대상으로 재검표와 디지털 포렌식 조사를 벌여왔다.

그러나 조사팀은 우편투표 봉투, 인터넷 공유장비(라우터), 선거장비 관리자 접속암호를 입수하지 못했다. 카운티 감독위와 선거장비 제공업체 ‘도미니언’이 각각 “주민 개인정보 유출 우려” “선거와 무관한 영업 기밀” 등을 이유로 제공을 거부하고 버텨왔기 때문이다.

카운티 측 변호사는 “우편투표 봉투의 디지털 이미지는 카운티 기록물 담당관이 생성할 수 있지만, 먼저 적절한 보안조치가 마련됐다는 확증이 있을 경우에만 실행할 수 있다”고 거부사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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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지지자들이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마리코파 카운티 선거사무국 사무실 앞에서 ‘도둑질을 멈춰라(Stop The Steal)’ 시위를 벌이고 있다. | Mario Tama/Getty Images

현재 민간업체로 구성된 상원 선거 조사팀에 지역 주민들의 민감한 개인정보가 담긴 우편투표 봉투 등을 넘기면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같은 이유로 라우터나 라우터의 디지털 이미지 파일도 제공할 수 없다고 카운티 측은 전했다.

도미니언은 소환장에 법적인 결함이 있으며, 관리자 암호는 주의회에서 요구할 수 있는 증거물의 범위에 들어가지 않으므로 제공할 의무가 없다는 입장이다.

도미니언 측 변호사는 서한에서 “소환장에 법적으로 문제가 있다”며 “도미니언의 정당한 절차를 방해하고, 불합리한 수색과 압수를 주장해 수정헌법 제4조와 애리조나 헌법의 관련 조항에 따른 권리를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서한에서 “소환장이 불법이므로 소송까지 갈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며 “하지만 소송이 필요하면 회사는 주(州)법에 따라 변호사 수임료, 소송비용, 손해금액 배상 등 가능한 모든 구제책을 동원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도미니언의 존 풀로스 최고경영자(CEO)는 “도미니언은 공공기관이 아니므로 보유하고 있는 기록물을 공적인 사찰을 위해 제공할 의무가 없다”며 “마리코파 카운티에서 사용하는 컴퓨터의 관리자 암호는 공공기록물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현재 조사팀은 투표지 208만장 등에 대한 조사 결과를 마무리하고 최종 보고서를 작성 중이다. 그러나 완전한 보고서 작성을 위해서는 우편투표 봉투와 라우터 등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상원 조사팀이 요구한 증거물인 우편투표 봉투는 봉투 겉면에 유권자 개인정보를 기재하고 서명하도록 돼 있다. 유권자 본인이 투표한 것이 맞는지 확인할 핵심 증거물로 여겨진다.

또한 라우터를 확인하면 개표 데이터가 외부로 전송되거나, 전송 과정에 누군가 개입했는지 알 수 있을 것으로 상원 조사팀은 기대하고 있다. 선거 장비 관리자 암호 역시 마찬가지로 외부의 개입 여부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증거물로 보고 있다.

상원은 증거물 소환장에 응하지 않는 카운티 감독위와 도미니언을 상대로 공식적인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공화당 소속인 웬디 로저스 상원의원은 에포크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동료 의원들과 대응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우리는 굴복하거나 단념하지 않을 것이며 더욱 진전된 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카리 스티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