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리조나 주지사, 백신여권 제시 의무화 금지 행정명령

이은주
2021년 04월 21일 오전 9:30 업데이트: 2021년 04월 21일 오후 4:28

더그 듀시 애리조나 주지사는 19일(현지시간) 주 정부 및 지방 정부가 주민들에게 중공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여권 제시를 의무화하는 것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공화당 소속 듀시 주지사는 이날 성명에서 “정부가 주민들에게 개인 의료정보를 공유하도록 요구해선 안 된다”면서 “우리는 모든 애리조나 주민들에게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권장하고 있지만, 이는 의무가 아니며 앞으로도 의무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백신 접종은 정부가 아닌, 개인의 몫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행정명령은 주·지방 정부가 공공장소에 들어가거나 정부 서비스를 제공받는 사람에게 백신 여권을 보여달라고 요구하지 못하도록 했다. 

다만, 이 명령은 정부 기관에만 국한됐다. 민간 기업의 경우 입장 또는 서비스 제공 조건으로 백신 접종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의료 센터나 장기요양기관 등에서도 마찬가지다. 

애리조나 주법은 학교, 보육원, 대학 등에서 백신 접종 증명서를 요구하도록 허용하고 있다. 

애리조나 외 론 드산티드 플로리다 주지사,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 그레그 지안포르테 몬태나 주지사 등 공화당 소속 주지사들이 백신 여권 사용을 금지하는 명령을 내렸다.  

테네시주 상원은 지난주 백신 여권 금지 법안을 통과시켰다. 

현재 애리조나에서 백신 예방접종 완료자는 2백만 명에 달한다. 애리조나의 연방정부 백신 접종 장소는 총 6곳이며 이달 안에 새로운 접종센터가 들어선다. 

듀시 주지사는 백신 접종 예약은 소외되거나 취약한 지역사회를 포함한 모든 이들에게 열려 있고, 현재 2만 명 이상이 예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 주의 건강을 보호하고 애리조나 주민들에게 빠른 백신 접종을 제공하는 건강관리 전문가와 의료진, 자원봉사자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이번 행정명령은 세계보건기구(WHO)가 국제 여행 시 백신여권을 출입국 요건으로 사용하는 것에 반대 입장을 밝힌 시점과 같은 날 나왔다. 

WHO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권고안에서 백신이 감염병 확산을 줄인다는 증거가 제한적이고 백신 공급을 둘러싼 불평등이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백신 접종 증명을 (해외 여행) 출입국 요건으로 요구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이러한 조치가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이동의 자유에 대한 격차를 증가시킬 것이란 설명이다.  

한편, 미국에선 뉴욕주와 캘리포니아주 오렌지 카운티를 비롯한 일부 지역이 백신여권 앱을 도입해 특정 장소 혹은 행사에 참석할 때 백신 접종 여부를 증명하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