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리조나 의회, 2020 대선 투표지 210만장 수검표 명령

한동훈
2021년 03월 21일 오전 10:25 업데이트: 2021년 03월 21일 오전 10:26

미국 애리조나에서 2020년 대선 투표지 210만장에 대한 전면 수작업 재검표 실시가 확정됐다.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 애리조나 주의회 상원은 18일(현지시간) 주에서 마리코파 카운티에서 투표지를 재검표한다고 밝혔다. 이 카운티는 애리조나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지역이다.

상원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선거 장비, 투표용지, 정보통신(IT) 기술에서의 위반사항에 대해 광범위하고 상세한 감사를 실시할 것이라며, 특히 투표지 210만표를 모두 사람을 통해 재집계한다고 한다고 밝혔다.

캐런 팬 의원은 “우리 유권자 수천 명이 마리코파 카운티에서 2020년 선거에 대한 철저한 감사를 계속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투표 장비 등에 대해 포렌식 감사를 실시할 조사팀 역시 의원들이 선호하는 이들로 선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러한 소식을 전하게 돼 기쁘다”면서 “현재 감사를 어떻게 진행할지 세부사항을 최종협의 중이다. 곧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팬 의원은 “우리의 목표는 마리코파 카운티 관리들과 당파를 뛰어넘은 공동 협력을 통해 완전한 투명성을 달성하는 것”이라며 “애리조나 및 전국의 선거 절차와 관련해 전문가들과 접촉해왔다. 가장 뛰어나고 잘 아는 사람이 참여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모든 작업이 완료되면 상원과 카운티가 검토할 수 있는 전체 보고서가 작성될 것입니다. 유권자들은 이번 감사를 기대하고 있으며, 이는 선거 절차에 대한 신뢰와 자신감을 회복하는 큰 발걸음이 될 수 있다”고 성명을 마무리했다.

애리조나 주의회와 마리코파 카운티는 투표지 210만장과 선거 장비에 대한 감사를 두고 갈등해왔다.

주의회는 투표지를 재검표하고 선거 장비를 포렌식 감사해야 한다며 증거물 수집 소환장을 발부했으나, 카운티 관리들은 “소환장은 불법”이라고 반발했다.

카운티 관리들은 앞서 이뤄진 여러 차례 감사로 충분하며 투표지를 봉인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소환장은 불법이라고 법원에 소송을 냈다.

그러나 사건을 심리한 판사는 주의회 손을 들어줬다.

마리코파 카운티 고등법원의 티머시 토머슨 판사는 지난달 25일 “주상원이 발부한 투표지와 선거 장비 등에 대한 증거물 수집 소환장은 유효하다”며 법원은 투표지 210만장과 투표 장비 등에 대한 감사를 허용하라고 판결을 내렸다.

토머슨 판사는 “주의회는 입법부로서 선거개혁 문제를 조사하고 검토할 수 있는 권한을 분명히 갖고 있다”며 이번 재검표 요구가 선거개혁을 위한 자료조사 차원으로 타당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팬 의원은 언론과 인터뷰에서 “재검표와 선거 장비 포렌식은 선거 결과를 뒤집자는 게 아니라 애리조나 선거제도의 청렴성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선거는 대통령 선거라고 하더라도 각 주에서 정한 선거법에 따라 카운티 단위로 시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