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참 차이나 “中 정부, 자국 시장서 해외기업 배척 확대” 비판

장민순
2021년 05월 14일 오후 2:52 업데이트: 2021년 05월 14일 오후 2:52

중국 주재 미국상공회의소 ‘암참 차이나’가 “중국 정부는 반독점을 핑계로 미국기업 인수병합을 보이콧하고, 중공의 지방 정부는 외국 기업을 더욱 배척하고 있다” 고 비난했다.

암참 차이나가 11일 발표한 ‘2021 재중 미국기업 백서’에 수록된 회원사 대상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양국의 무역마찰이 중국에서의 사업에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혔다.

암참 차이나는 이를 이유로 “해외자본과 중국자본 기업이 중국 시장에서 공평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해외 기업을 중국 기업과 동등하게 대우한다는 약속을 지켜달라”고 중국 정부에 요구했다.

미중 무역전쟁 3년째인 올해 암참 차이나가 발표한 보고서의 제목은 ‘신구(新舊)가 얽힌 도전은 지속적으로 재중 미국기업에 시련을 가져온다’ 다.

보고서는 “미중 양국이 2019년 서로 관세를 부과하면서 양국 관계가 급격하게 악화됐고 2020년 정치, 경제 상황은 더욱 복잡해졌다. 코로나19(중공 바이러스) 사태 역시 더욱 많은 새로운 도전을 가져왔다. 대다수의 미국 기업들이 미중 경제마찰을 중국 비즈니스 환경의 첫 번째 어려움으르로 꼽은 이유다” 라고 밝혔다.

암참 차이나 그레그 길리언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중국 지방정부는 약속한 ‘공평한 경쟁 환경’ 정책을 제대로 집행하고 있지 않다. 특히 당국이 ‘내부 순환’ 정책을 추진하는 동시에 미중 양국관계가 악화되면서 지방 정부가 해외자본 기업을 더욱 배척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내부 순환(내순환)은 중국이 완전한 산업구조를 가진 거대한 단일 시장이므로 해외 시장에 의존하지 않고 경제순환이 가능하다는 주장을 담고 있는 개념이다.

길리언 회장은 “미중 양국 관계가 악화될 때, 우리는 시장이 공정한 경쟁 환경의 조성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현상을 발견할 수 있다. 특히 우리의 미국 회원사들이 위치한 성 (省)과 직할시 정부는 중국 지방기업을 더 선호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미중 양국관계의 긴장 정도에 따라 지방 정부가 ‘안전’이라는 표지판을 내세우며 현지의 중국자본 기업을 편애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고 덧붙였다.

미중양국 화물 무역 총액은 2020년 5600억 달러로 코로나 바이러스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았다.

그러나 암참 차이나는 “양국이 서로 대척하는 상황이 빚어지면서 미중 관계는 경제무역, 국가안전, 집법, 신문 및 언론, 문화교류 방면 등의 영역에서도 지속적인 악화를 나타냈고, 많은 우호적 보호 시스템도 파괴됐다” 고 밝혔다.

또한 “코로나 바이러스가 가속화한 양국관계 악화 추세는 양국 간의 불신을 더욱 깊게 만들어 양국이 공급사슬 안전, 리쇼어링(reshoring·제조업의 본국 회귀) 및 자국 내 제조업의 보호 등에 더욱 집중하게 만들었다.이는 중국 내 미국 기업에 새로운 도전으로 다가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중공의 구시대적 인터넷 보안과 데이터 제공 요구 등도 외국 기업들의 경영환경을 어렵게 하는 요소다.

암참 차이나는 4000개가 넘는 회원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900개 재중 해외자본 기업을 대표한다.

캐서린 타이 (Katherine Tai)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는 지난 주 중국 무역대표와 회담을 열어 1단계 미중무역 협의의 집행 성과를 평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길리언 회장은 “암참 차이나는 양국의 대화 재개를 환영하며, 면밀히 주시할 것”이라고 반기면서도 “미국이 2년 동안 중국에 징수한 수입 관세를 쉽게 철회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중국은 미국과 1단계 무역협의를 체결하면서 약속 이행에 2년의 기한을 뒀다.

길리언 회장은 바이든 정부가 중국에 대한 경쟁적 태도를 이어가고 있어 “앞으로 2년 안에 미국과 중국 양국 관계가 개선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무역합의 이행이 순탄하지 않을 것으로 봤다.

그러면서 “양국이 지속적으로 매파적 태도를 유지하게 만들 여러 요소들이 있다. 이는 최대 2년간 유지될 것이다. 자국 정치 때문에 양국의 정부 인사들은 서로에 대해 약한 모습을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레스터 로스 암참 차이나 정책위원장의 발언을 인용해 “적지 않은 미국 기업은 여전히 중국에서 불공평 경쟁 대우를 받고 있다. 중공은 반독점 법을 개정하고 있지만 미국 기업의 인수합병을 공정하게 처리해주진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로스 위원장은 “대다수 미국기업의 인수합병 시도는 본질적으로 양국 경쟁과 무관하다. 그러나 중국은 산업보호라는 차원에서 미국 기업의 덩치를 키울 인수합병안 심사에 대해 장기간 ‘보이콧’에 가까운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미국의 정보통신(IT) 기업은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지녔지만, 중국에서 세계 최고의 진입장벽을 마주하고 있다”며 중국 정부에 외국기업에 대한 불공정한 대우를 철폐해달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