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텐센트 사상 처음 마이너스 분기 실적 전망돼

조영이
2022년 08월 3일 오후 11:35 업데이트: 2022년 08월 4일 오후 10:06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와 IT 기업 텐센트가 처음으로 분기 마이너스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오는 4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2% 감소한 2032억 위안(약 39조원)이다. 이달 말 실적을 발표할 텐센트의 매출은 1353억 위안(약 26조원)으로 예상된다. 전년 동기 대비 2.12% 감소할 전망이다.

“최근 10년 동안 빠른 성장세를 유지하던 알리바바·텐센트의 매출 감소는 지난해 중국 정부의 빅테크 규제와 상하이를 비롯한 주요 도시들의 코로나 봉쇄 정책으로 인한 소비 위축에 따른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분석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분석가인 마빈 첸은 “코로나로 인한 도시 봉쇄를 감안하면 중국의 올해 2분기가 팬데믹 이후 최악의 분기가 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기술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게다가 기술 분야는 구조적이고 장기적인 빅테크 규제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中 반독점법 강화, 알리바바∙텐센트등 IT기업 조사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사상 최악의 실적을 올리게 된 계기는 2020년 말 중국 공산당의 결정에서 찾을 수 있다.

당시 중국 공산당 중앙경제공작회의는 “반독점을 강화하고 무질서한 자본의 팽창을 방지한다”는 정책을 2021년 핵심 과제로 명시했다.

알리바바는 2020년 11월부터 당국의 반독점 조사를 받았고 2021년 4월 182억 위안(3조1678억원)에 달하는 벌금을 선고받았다. 창업자 마윈 휘하의 핀테크기업인 앤트그룹은 금융지주회사로 바뀌면서 중국 금융당국의 집중적인 감독 관리를 받게 됐다. 당시 알리바바가 당국의 ‘집중관리’를 받은 후에 시장가치가 크게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됐다.

알리바바만 벌금을 부과받은 건 아니다. 텐센트도 지난해 100억위안(약2조원)에 육박하는 벌금을 부과받았다. 소설커머스업체 메이투안은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중공 국가시장감독총국과 저장(浙江)∙장쑤(江蘇)∙지린(吉林)성으로부터 차례대로 벌금을 부과받기도 했다.

당시 재외 금융학자 스링(司令)은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당국이 민영 온라인 기업에 대한 개혁 조치를 실시하는 것은 기업의 자금 흐름을 차단해 국유은행에 유리할 뿐만 아니라, 민간 여론 및 민영 경제 발전 제한을 통제할 수 있어 일거양득의 조치다”라는 분석 결과를 밝혔다.

한편, 중국 정부는 디지털 위안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으며, 알리바바와 텐센트에 치중된 민간 금융서비스를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으로 집중시키려 한다.

알리바바와 공생관계인 인플루언서도 타격 입어

알리바바그룹뿐만 아니라 알리바바의 플랫폼에서 활동하며 매출에 기여했던 인플루언서들도 타격을 입었다.

지난해 12월 알리바바 산하 중국 최대 쇼핑 앱 타오바오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 웨이야(薇娅)는 당국으로부터 탈세 조사를 받은 뒤 13억4100만 위안 (약2053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한때 매초당 평균 2만 개의 제품 판매 기록을 세우는 등 알리바바의 간판 인플루언서였지만 조사 후 타오바오를 비롯한 모든 SNS 계정이 폐쇄됐다.

지난 6월에는 ‘립스틱 오빠’로 불리며 일 매출 2조 원를 기록한 인플루언서 리자치(李佳琦)도 플랫폼에서 활동을 못 하도록 차단당했다.

6.4 톈안먼 민주화 시위 기념일을 앞두고 진행한 아이스크림 홍보 방송에서 아이스크림을 소개하던 중 그 모양이 탱크와 비슷하다는 이유로 돌연 방송이 중단됐다. 그후 예정된 라이브 방송도 더 이상 진행하지 않았다.

이 밖에 타오바오에서 매출 상위를 다투던 2, 3위 인플루언서들의 계정이 당국의 규제를 받아 잇달아 차단되면서 알리바바그룹 전자 상거래 시장의 한 축인 라이브 스트리밍 분야가 타격을 입었다.

텐센트, 당국 온라인 게임 규제에 직격탄

텐센트의 2분기 실적 전망도 어둡다. 텐센트는 중국 정부의 온라인 게임 규제에 직격탄을 맞았다.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은 지난 3월 온라인 게임, 라이브 스트리밍, SNS 등 모든 온라인 서비스에 청소년 모드를 추가하도록 했다. 청소년 모드에서는 특정 콘텐츠가 차단되며 서비스 이용 시간과 결제 한도가 제한된다.

중국은 지난해 18세 미만 청소년에 대해 금요일과 주말, 공휴일에 한해 하루 1시간만 게임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규제를 발표했다.

당국이 지난 4월에 3번째 게임판호(허가증)를 발급했지만 텐센트의 게임은 승인을 받지 못했다. 그 영향으로 올해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2%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 거대 IT 기업의 어두운 미래

DZT리서치의 애널리스트 커옌은 “투자자들은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시장에서 지배적인 위치에 있으면서 새로운 비즈니스와 시너지 효과를 내기를 기대했다”며 “하지만 중국 정부의 타이트한 정책(규제) 이후 오래전 이야기가 돼버렸다”고 밝혔다.

한편 중국의 다른 IT 기업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검색 선두 업체인 바이두도 2분기 5.6%의 매출 감소를 보고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이커머스 시장 2위인 징동닷컴(JD.com), 소셜커머스 메이투안(Meituan), 틱톡의 라이벌인 스트리밍 서비스 콰이쇼우테크놀로지(Kuaishou Technology) 등은 최근 몇 년 만에 가장 느린 속도의 성장세가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