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락사 2시간 앞두고 자기 밥 친구에게 양보한 유기견 ‘장군이’

황효정
2019년 08월 31일 오전 1:44 업데이트: 2022년 12월 20일 오후 6:29

곧 생을 다하리란 사실을 예감했던 걸까. 안락사를 두 시간 앞둔 유기견은 자기보다 작고 마른 다른 유기견에게 기꺼이 자신의 밥그릇을 내어줬다.

최근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동물보호소에 들어온 유기견 말라뮤트 ‘장군이’의 사연이 재조명됐다.

어느 날, 서울 119에 한 통의 신고 전화가 걸려왔다.

“영등포구 근처 야산인데요, 어떤 남자가 강아지를 나무에 묶어놓고 몽둥이로 구타하고 있어요”

목격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구급대원들은 주인으로 추정되는 남성에게서 잔인하게 무차별 구타를 당하던 말라뮤트를 구조해냈다.

유튜브 ‘sg Choi’

그러나 녀석은 이미 얼굴에 중상을 입고 입과 코에서 피를 쏟아내고 있는 상태였다.

사람에게 학대를 당해 숨조차 쉬기 어려워하면서도 구출 후 동물병원으로 이송되는 동안 사나운 기색 하나 없이 얌전히 앉아 구급대원들을 따랐다는 순한 말라뮤트.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며 회복하는 동안 녀석에게는 씩씩하게 자라라는 의미로 ‘장군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이후 완쾌된 장군이는 동물보호소로 이송됐다.

그간 한평생 학대만 당했을 장군이는 새 가족을 기다리는 30일의 기간 보호소에서 다른 유기견 친구들과 짧지만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유튜브 ‘sg Choi’

그러나 30일이 지나도 입양할 가족을 찾지 못하면 동물보호소의 동물들은 안락사를 당하도록 규정돼 있다. 30일 보호 기간이 끝난 장군이는 끝내 안락사를 당하게 됐다.

안락사 당일, 안락사를 두 시간 앞두고 마지막 식사 시간이 찾아왔다. 이 순간, 장군이는 지켜보던 보호소 관계자들을 울컥하게 했다.

곁에 있던 다른 강아지 친구가 녀석의 몫을 먹고도 배고파하자, 먹다 말고 자기 밥을 양보한 것. 강아지 친구는 꼬리를 흔들며 장군이가 양보한 사료를 맛있게 먹었다.

마지막 순간까지 다른 친구를 위해 배려한 장군이의 이같은 모습은 현장에 있던 보호소 관계자에게 포착됐고, 깊은 감동을 전했다.

다행히 장군이는 안락사 직전 입양자가 나타나 새로운 가족을 만나 다시 삶을 시작했다.

유튜브 ‘sg Cho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