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휩쓴 메뚜기 떼, 중동·인도 넘어 중국 접근…밤나방유충 피해까지 겹치면 ‘재앙’

캐시 허
2020년 02월 20일 오후 4:34 업데이트: 2020년 02월 24일 오전 10:42

동부 아프리카에서 발생한 ‘사막 메뚜기’가 중동을 통과해 인도와 파키스탄을 휩쓰는 가운데, 여름 이후 중국까지 덮칠 가능성이 제기됐다.

중국농업과학원 전문가는 18일 중국매체 ‘제일재경(第一財經)’에 “사막 메뚜기 떼가 인도차이나반도를 지나 중국 남부 윈난성을 통해 중국 내 다른 지역으로 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인도차이나-윈난성은 지난해 밤나방유충이 중국으로 침입한 경로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중국에 들어온 밤나방유충이 겨울을 지내고 올해 봄께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가면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사막 메뚜기 떼의 중국 진입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만약 메뚜기 떼의 공습에 밤나방유출 폭증까지 겹친다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시달리는 중국 경제에 한층 심각한 타격이 예상된다.

사막 메뚜기 떼 확산은 지난해 12월에 동부 아프리카에서 시작됐다. 케냐가 70년 만에 가장 큰 피해를 보았고 소말리아와 에티오피아도 25년 만에 기록적인 피해를 입었다.

이 3개국에 출현한 메뚜기는 약 3천600억 마리로 추산된다. 이 메뚜기는 수명이 3~6개월 정도로, 바람을 타고 하루 150~200km를 이동하며 해발 2000m 고도까지 올라갈 수 있다. 계절풍이 강하게 불 경우 사막 메뚜기가 산맥을 넘어 윈난성으로 들어올 가능성이 점쳐지는 이유다.

또한 사막 메뚜기는 암컷 한 마리당 연간 300마리의 알을 낳으며, 면적 1㎢에 퍼진 메뚜기는 하루에 사람 3만 5천 명이 먹을 만한 식사량을 먹어 치울 만큼 위협적이다.

아프리카에서는 이미 1천만 명 이상이 사막 메뚜기 떼 피해로 심각한 식량 위기에 빠져 있다. 지난주에는 동부 아프리카의 탄자니아와 우간다, 남수단 하늘이 메뚜기 떼로 뒤덮였다.

메뚜기 떼는 무리를 나눠 아프리카와 중동을 휩쓸고 있다. 한 무리는 지난 1월 이후 홍해 동쪽 해안을 따라 수단·이집트·사우디아라비아·예멘·오만·이란을 연이어 침입하고 이후 동진을 거듭해 파키스탄과 인도를 침공했다.

식량수출 대국 인도는 메뚜기 떼 4천억 마리의 침입으로 농경지 555만 헥타르가 피해를 보면 경제손실이 100억 루피(약 166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인도 경제학자들은 이번 피해로 인도의 식량 생산량이 30~50%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한편, 한 중국 경제학자는 “신종 코로나19로 이미 피해를 입은 중국에 밤나방유충과 메뚜기 떼 피해까지 겹친다면 재앙 수준이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