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청소노동자가 밥 먹고 쉬는 ‘휴게실’은 이렇습니다

김연진
2021년 01월 13일 오후 6:27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후 12:08

“악취도 나고, 쥐들까지 지나다녀요. 휴식시간이 더 고통스러워요”

아파트 청소노동자들이 밥을 먹고, 휴식을 취하는 휴게실의 충격적인 실태가 공개됐다.

관리도 제대로 되지 않는 지하실 한 켠에서 악취를 견디며 생활해야 했다.

파주시비정규직지원센터

지난해 12월 17일, 한국일보는 “‘변기 옆에서 밥 먹고 쥐까지 출몰’… 아파트 청소 노동자의 휴게실”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매체가 찾은 경기도 파주시의 한 아파트에서 근무하는 70대 여성 청소노동자 A씨는 “지하 휴게실의 열악한 환경이 나아지지 않고 있다”고 호소했다.

A씨는 지하 주차장 한쪽에 임시 벽을 세워 만든 가건물에서 휴식을 취했다. 환기는커녕, 햇빛도 들어오지 않아 악취가 진동했다.

다른 아파트의 청소노동자 휴게실도 마찬가지. 휴게실 안에서 오수관이 그대로 보이거나, 배수로가 어지럽게 설치돼 있었다.

파주시비정규직지원센터

매체와 인터뷰한 청소노동자 B씨는 “햇빛도 잘 안 들어오고, 환기도 안 돼 냄새가 심하다. 점심 한 끼 먹는 것도 힘들다”고 토로했다.

지난달 12일 파주시비정규직지원센터가 발표한 ‘파주 아파트 경비·청소 노동자 노동 실태 조사 보고서’에서 열악한 실태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파주 132개 아파트 단지의 경비·청소 노동자 41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청소 노동자 중 53%는 “지하에 휴게공간이 있다”고 답했다.

파주시비정규직지원센터

그러나 지하 휴게실은 주차장의 한쪽 공간, 기계 설비실 등 임시로 만든 가건물이 대부분이었다. 휴게실이 아예 없는 경우도 3%였다.

이재희 파주시 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장은 “산업안전보건법상 휴게실 설치 의무만 있을 뿐, 구체적인 기준이 없는 상황”이라며 “세부 규칙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