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아테나’의 지혜, 진실은 의심과 도전 앞에서도 굴하지 않는다

류시화
2023년 02월 28일 오후 9:50 업데이트: 2024년 01월 19일 오후 5:29

오늘날 우리는 더 이상 사실과 진실이 중요하지 않은 세상을 살아가는 듯합니다.

어떤 것이 사실인지 아닌지를 결정하는 데에 진실이 아닌, 우리가 어떻게 느끼는지가 기준이 되어버린 듯합니다. 그렇기에 오늘날 많은 사람은 ‘이게 사실이야’라는 표현을 많이 사용합니다. 사실 여부와 무관하게 그게 ‘나의 진실’이기에 반박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신화 속에 담긴 질서와 정의

고대 그리스인들은 사람의 본성과 마음에 대한 이해와 함께 신의 말씀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습니다. 사람의 본성이 어떤 것을 추구하는지, 그리고 신들이 주는 교훈과 조언을 무시하는 오만함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잘 알고 있었습니다.

또한 그들은 신계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모두 상징적인 의미가 있으며, 그 속에 질서와 정의가 있음을 알고 있었습니다.

크로노스가 상징하는 의미

그리스 신화 속 올림포스산에 모인 신들은 그들끼리 다툼과 싸움, 시기와 질투를 벌였습니다.

시간의 신 ‘크로노스’는 자기 자식에 의해 신의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다는 저주를 받았습니다. 이에 크로노스는 아이가 태어나는 족족 집어삼켰습니다. 그러나 그는 속임수에 넘어가 막내아들을 삼키지 못했고, 그 막내아들은 하늘의 신 ‘제우스’가 됩니다.

이들의 일화는 표면적으로는 그저 끔찍한 이야기로 보일 수 있지만, 크로노스가 상징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이야기를 보면 시간은 모든 것을 삼킨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신화 속 모든 인물과 이야기는 그 속에 질서와 정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지혜의 여신

그리스 신화 속에 등장하는 수많은 신 중에서 ‘전쟁의 신’으로 알려진 ‘아테나’는 전쟁뿐만 아니라 지혜, 기술 등을 관장하는 신입니다.

신화 속 전쟁의 신은 아테나와 ‘아레스’ 두 명으로 나뉩니다. 아레스는 피에 굶주리고 잔인한 전쟁의 신이고, 아테나는 전략적이고 지적인 신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기에 아테나는 트로이 전쟁에서 최고의 영웅 아킬레우스가 아닌 오디세우스를 총애했습니다. 아킬레우스는 피에 굶주린 전쟁광이자 영웅으로 추앙받았지만, 결국 전쟁에서 승리하고 살아남은 이는 오디세우스였습니다. 그는 아테나의 지원과 전략을 통해 자신이 아끼는 것들을 지켜냈습니다.

부패할 수 없는 진리

또한 아테나는 ‘영원한 처녀’라고 불렸습니다. 이는 지혜와 진리는 타락하거나 부패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의미합니다. 그녀는 제우스의 머리에서 태어났는데, 탄생 당시 무장한 채로 세상에 나왔습니다. 이는 그녀가 예지력과 지혜의 힘을 가졌음을 암시합니다.

그녀가 태어날 당시, 주위에 있던 신들은 모두 그녀의 모습에 경외심을 느꼈고 태양의 신 ‘헬리오스’마저도 그녀를 보기 위해 발걸음을 멈췄습니다.

영웅적 가치의 수호신

아테나는 영웅들과 영웅적 가치의 수호신으로서, 오디세우스뿐만 아니라 페르세우스, 헤라클레스 등 많은 다른 위대한 그리스의 영웅을 총애했습니다. 그들의 위대한 성공에는 아테나의 조언이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했습니다.

페르세우스와 메두사, 그의 조력자 아테나

메두사의 목을 베러 가는 페르세우스에게 아테나는 메두사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지 말라고 조언했습니다. 이에 페르세우스는 메두사를 직접 보는 대신 청동 방패에 비친 모습을 보며 다가가 그녀의 목을 베었습니다.

이후 페르세우스는 메두사의 머리를 아테나에게 선물로 바쳤습니다. 아테나는 메두사의 머리를 자신의 방패를 장식하는 용도로 사용해 여신의 권위와 용맹에 대한 상징물로 사용했습니다.

오늘날의 ‘메두사’

오늘날 우리 사회에는 ‘아테나’가 등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간혹 우리는 진실과 진리, 아름다움과 선함에 배치되는 의견을 가진 이들이 스스로를 ‘깨어있다’고 칭하며 사회의 보편적인 진리·전통과 반대되는 주장을 펼치는 모습을 목격하기도 합니다. 이들은 진실과 반대되는 불합리한 주장을 펼치며 ‘나는 이게 진실이라 믿는다’고 주장합니다.

이때 지혜와 진리의 여신 아테나가 등장해 그들이 틀렸음을 일러줍니다. 그러나 그들은 진실을 직면한 순간, 메두사의 눈을 본 것처럼 태도와 마음이 딱딱하게 굳어버립니다. 석화된 그들은 옳고 그름, 아름답고 바른 것을 인지하지 못한 채 계속해 진실을 틀렸다고 공격합니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신들의 이야기를 전해 듣고, 그들이 지켜내는 질서와 가치를 이해했기에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를 명확히 알고 있었습니다. 또한 보편적인 가치가 아닌 자신이 옳다고 믿는 자만심이 사실은 궁극적인 죄악임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석화의 해독제

석화의 해독제는 지혜의 여신에게 돌아가는 것입니다.

아테나가 우리에게 들려주는 조언에 귀 기울여 진리와 함께해야 합니다. 신과 과거 선조들이 지켜온 가치를 온전히 이해하고 받아들인다면 돌처럼 굳어버린 뒤틀린 시각과 마음이 바르게 고쳐지고 딱딱히 굳은 뒤틀린 관념은 원상복귀되어 신이 제시하는 바른길로 향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