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갑질을 당했어요” 뇌출혈로 쓰러진 환경미화원 아빠를 떠나보낸 고3 딸

김연진
2020년 07월 24일 오후 2:43 업데이트: 2022년 12월 14일 오후 1:54

경북 봉화의 한 환경서비스업체에서 15년간 근무하던 환경미화원이 퇴사 5일 만에 뇌출혈로 쓰러져 숨졌다.

고인의 고3 딸은 “아빠가 직장 내 괴롭힘, 갑질을 당했어요”라고 주장하며, 억울함을 풀어달라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통해 호소했다.

지난 23일 JTBC는 환경미화원 A씨의 유족이 제공한 통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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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녹취록에는 A씨와 환경서비스업체 사장의 아들인 B씨가 나눈 대화가 담겨 있었다.

B씨는 A씨에게 “더 할 말 있어요? 더 할 말 있냐고. 민원 발생해서 인사위원회 개최한다고”라며 큰소리를 쳤다.

이어 “잘못했다고 빌든가. 방바닥에 굴러서 큰절하든가. 나는 그런 뻣뻣한 사람 싫으니까”라고 말했다.

B씨는 청소 민원이 들어왔다며 A씨를 혼내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매체가 담당 군청에 확인해본 결과, 민원이 들어온 사실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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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알 수 없는 이유로 A씨의 월급이 줄었다고, 매체는 전했다.

월급에 대해 A씨가 묻자 B씨는 “저리 가! 나가. 내가 당신한테 그걸 왜 들어? 내가 왜 당신한테 급여 얘기를 하라 그래?”라고 답할 뿐이었다.

A씨의 동료들은 수시로 그가 폭언, 가혹행위를 당했다고 증언했다.

실제로 A씨 동료는 “비가 오든, 춥든 계속 마당에 세워 놓았다. 퇴근 시간까지. 그렇게 참고 견디다가…”라고 말했다.

A씨는 지난 6월 30일 회사를 그만뒀다. 그리고 5일 뒤 뇌출혈로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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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측은 “(A씨가) 회사에 전혀 관심이 없어요. 경위서 안 쓴다, 사고 보고서 안 쓴다, 이런 말밖에 안 했어요”라며 부당한 대우가 아닌, A씨가 잘못한 것이 많다는 입장을 보였다.

A씨의 아내는 고인을 떠나보낸 뒤 이렇게 말했다.

“빨리 그만두라고 그럴걸. 그냥 가난해도 좋으니까”

“4남매 키우기 버겁긴 하지만, 더 빨리. 이런 거 다 필요 없이, 그냥 우리랑 같이 있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