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입사지원서’ 논란 김진국 韓 청와대 민정수석 사퇴

한동훈
2021년 12월 21일 오전 10:24 업데이트: 2022년 05월 28일 오전 9:17

공정성 내건 문재인 정부, 임기 말에 또 악재

“아버지가 민정수석이다” “도움 주겠다”고 쓴 입사지원서를 낸 아들로 논란에 휩싸인 김진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사퇴했다.

21일 한국 청와대 박수현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김 수석의 사의를 수용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 수석의 아들 김모(31)씨는 최근 기업체 다섯 곳에 입사 지원을 하는 과정에서 자기소개서에 ‘아버지가 민정수석’이라는 내용을 기재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MBC에 따르면, 김씨는 한 컨설팅 업체에 제출한 자기소개서 ‘성장과정’ 항목에 “아버지께서 현 민정수석이신 김진국 민정수석이십니다”라고 한 문장만 적어냈다.

나머지 항목에서도 질문과 상관없이 “아버지께서 많은 도움을 주실 겁니다”, “제가 아버지께 잘 말해 이 기업의 꿈을 이뤄드리겠습니다”라며 인사청탁에 가까운 내용을 반복적으로 기재했다.

‘경력 사항’에는 “한번 믿어보시고 저에게 연락을 주십시오. 저는 거짓말하지 않습니다”라고 적기도 했다.

나머지 4개 기업에 제출한 입사지원서도 비슷한 내용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수석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부회장을 지냈으며, 노무현 정부(참여정부)에서 법무비서관으로 재직하며 당시 민정수석과 비서실장이었던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일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에는 감사원 감사위원을 거쳐 지난 3월 민정수석에 취임했다.

김 수석이 사퇴하면서 문재인 정부 민정수석 5명 중 초대 민정수석 조국 전 법무장관을 제외한 4명이 중도사퇴하는 불미스러운 기록을 남기게 됐다.

조국 초대 민정수석은 중도 사퇴하진 않았지만, 민정수석을 그만두고 취임한 법무장관직은 가족에 대한 의혹 제기로 임명 35일 만에 사퇴하며 커다란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2대 김조원 전 민정수석은 다주택 보유 논란으로 중도사퇴했고, 3대 김종호 전 민정수석 역시 4개월 만에 물러섰다. 4대 신현수 전 민정수석도 2달 만에 사퇴했다.

김 수석의 사퇴는 평등한 기회와 공정한 과정, 정의로운 결과를 약속하며 적폐청산을 내걸었던 문재인 정부에 또 한 번 뼈아픈 상처로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