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어린 자식까지 귀국시키고 홀로 남은 우한 영사가 참았던 눈물을 쏟았다

황효정
2020년 02월 7일 오후 2:09 업데이트: 2022년 12월 20일 오후 5:19

아내와 자식들을 한국으로 보내고 홀로 우한에 남은 우한 총영사관 영사가 눈물을 쏟았다.

지난 1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우리 교민들의 철수 및 귀국 지원을 담당한 정다운(38) 경찰 영사는 자신의 SNS에 “마지막 전세기 333명 무사 탑승 후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펑펑 울었다”고 글을 남겼다.

정 영사는 한국에서 경찰관으로 근무 중 3년 전 우한 총영사관으로 발령받아 교민 보호 담당 영사로 일하고 있는 현지 관계자다.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이른바 우한 폐렴 발병지인 이곳 교민들을 귀국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을 정 영사는 아내와 두 아이를 한국으로 먼저 보내고 혼자 우한에 남았다.

우한에는 현재 봉쇄령이 내려져 언제 이곳을 떠날 수 있을지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연합뉴스

그런 가운데 정 영사는 “아내가 9살, 7살 천둥벌거숭이 둘 데리고 혼자 비행기 타는데 잘 가라는 배웅인사도 못했다”고 고백했다.

이어 “아이 둘과 같이 힘들어하고 있을 아내 생각에 너무 미안하고 마음이 아팠다”고 미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정 영사는 “우한 생활 내내 하고 싶은 것 제대로 응원해주지 못하고 우한 떠나는 날까지 남편 잘못 만나 고생만 시키다 보내는 것 같아 계속 울컥울컥 눈물이 난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도 정 영사는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

정 영사는 “이제 저는 여기 남은 교민분들을 위해 일해야 한다”며 “마스크 등 구호물자를 나눠드려야 하는데 조금만 버텨주시라”고 덧붙였다.

귀국 후 만세하는 교민들 / 연합뉴스

앞서 정부는 지난달 31일과 이달 1일, 이틀에 걸쳐 중국 우한과 인근 지역에서 우리 교민과 유학생 700여 명을 전세기로 귀국시켰다.

이들이 무사히 고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던 데는 이같은 노력이 숨어 있었다.

한편 현재 우한에는 200여 명 교민이 남아 있는 상태다.

정부는 남은 교민들에 대해서도 전세기 추가 투입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