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엄마 된 친구에게 ‘립밤’ 선물했는데… 제 앞에서 펑펑 우네요”

김연진
2021년 01월 13일 오후 12:31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후 12:09

학창시절부터 친했던 친구와 오랜만에 만났다.

어느덧 시간이 훌쩍 흘러 이젠 서로 사회생활을 하고, 결혼생활도 하느라 각자 살길이 바빴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오랜만에 시간을 내어 친구와 만났다. 옛 추억이 떠올라 작은 선물을 준비했는데, 친구는 온몸을 부르르 떨면서 눈물을 쏟았다.

친구가 펑펑 운 이유는, 이 세상 모든 어머니가 공감할 만한 이유였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아기엄마 된 친구에게 립밤을 선물했는데 펑펑 우네요”라는 제목으로 A씨의 사연이 공개됐다.

A씨는 “고등학교 때부터 친한 친구가 있다. 그 친구는 3년 전에 결혼해 18개월 된 아기를 키우고 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 친구도 결혼생활 하랴, 아기 키우랴 바쁘고 저도 결혼 준비로 분주했다. 그러다 오랜만에 친구랑 만나기로 해서 그 친구네 집에 놀러 갔다”고 전했다.

그는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러 가는 길에 선물을 샀다. 아기 먹을 간식이랑 그림책 몇 권을 사서 가져가는 길이었다. 그런데 친구 집 근처에 드럭 스토어가 있더라. 마침 저도 살 게 있어서 들어갔다가 학창시절에 즐겨 쓰던 립밤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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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립밤을 보고 옛 추억에 잠긴 A씨. 친구에게 선물하려고 립밤 하나, 그리고 향기 좋은 핸드크림을 구매했다.

A씨는 “지금에야 그리 비싼 제품이 아니지만, 어렸을 때는 꽤 부담스러운 가격이었다. 그래서 친구랑 알뜰하게 꾹꾹 짜서 끝까지 썼던 기억이 난다. 친구도 립밤을 보면 추억에 잠길 것 같아서 선물하려고 했다”고 고백했다.

그렇게 선물을 들고 친구 집으로 향한 A씨는 친구와 만나 오랜만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이후 “줄 선물이 있다”라며 아기 선물, 친구 선물을 꺼냈다.

그랬더니 친구가 표정이 점점 어두워지더니, 갑자기 립밤을 빤히 바라봤다. 눈에서는 뜨거운 눈물이 줄줄 흘렀다. 한참을 숨죽여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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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분간 아무 말도 없이 펑펑 운 친구는 간신히 정신을 부여잡고 파르르 떨리는 입술을 열었다.

“내 물건, 내 선물을 가져본 지가 언제인지 기억도 안 나…”

결혼 후 오로지 육아에 전념했던 친구는 립밤이 필요해도 아기용 립밤을 썼고, 옷 한 벌 사서 입는 것도 망설였다. “이거 살 돈이면 아기에게 더 좋은 걸 사줄 수 있는데…”라며 포기했다.

음식도 오직 아기를 위한 것, 옷도 오직 아기를 위한 것. 항상 아기 물건은 좋은 거로 사주지만, 구두 밑창이 다 떨어질 만큼 자기 물건에는 돈을 쓰지 않았다. “아기에게 하나라도 더 해줘야 하는데, 내 걸 욕심내면 나쁜 엄마 같아서 이상하게 죄책감이 들더라”며 친구는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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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을 쏟은 친구를 달래며 집으로 향하던 A씨는 “저도 마음이 아파서 집 가는 버스에서 처량하게 울었다. 차마 친구 앞에서는 못 울고, 끝까지 참다가 집 오는 길에 눈물을 쏟았다”고 전했다.

이어 “친구에게는 조만간 우리 꼭 쇼핑하러 가자, 좋아하는 전시회도 보러 가자고 약속했다”라며 “이 세상 모든 아기 엄마들 힘내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