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태 경제 주도권 중국에…RCEP 1월 1일 공식 발효

류정엽 객원기자
2021년 12월 31일 오후 11:36 업데이트: 2022년 01월 1일 오후 1:41

중국이 주도하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 1월 1일 공식 발효된다. RCEP은 참여국의 GDP는 26조 달러로 세계 GDP의 30%를 차지하며, 인구 23억에 달하는 세계 최대의 경제체다.

31일 관영 신화통신 등은 1일부터 중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및 아세안 6개국(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브루나이, 캄보디아, 라오스) 등 10개국에서 RCEP 협정이 공식 발표된다고 보도했다.

런훙빈(任鴻斌) 중국 상무부 부부장은 30일 “RCEP의 발효는 전염병 상황에서 중국 경제 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크게 높여 줄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했다.

그는 경제에 미쳐온 부정적인 영향을 효과적으로 경감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산업과 기업의 무역과 투자에 대한 신뢰를 높이고 중국의 경제 성장에 새로운 동력을 얻게 될 것이라고 했다.

중국은 RCEP 발효에 맞추어 광시(廣西) 난닝(南寧)에 RCEP전담 사무실을 30일 설립했다. 광시 지역이 육상과 해상으로 아세안 국가들과 연결되는 지리적 이점을 이용해 RCEP참여국들의 교역을 돕겠다는 것이다.

중국은 RCEP을 매우 중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런 부부장은 RCEP이 중국의 새로운 발전 패턴 건설에 상당히 중요하다고 했다. 상무부는 관련 부처와 협력을 통해 외국 기업이 RCEP을 빨리 누릴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상무부에 따르면 11월말 기준, 중국과 RCEP 참여국과의 교역 규모는 10조9600억 위안(2050조 원)에 달한다. 이는 중국 전체 무역액의 31%를 차지한다.

중국은 RCEP 발효로 점진적인 관세 철폐로 RCEP 참여국 간의 교역이 더욱 활발하게 일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자국 GDP도 1~2%p 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도 2월부터 RCEP에 합류한다. 한국의 RCEP 회원국에 대한 수출은 전체 수출의 약 절반 정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미얀마도 RCEP 자국 국회 비준을 앞두고 있어 향후 RCEP 참여국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중국대외경제무역대학 국제경제무역대 추이판(崔凡) 교수는 RCEP 협정이 발효되면 중국 대외무역의 3분의 1 이상이 농산물, 자동차 부품 등과 관련해 무관세를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RCEP 체결 전, 일본은 중국 농산물 20%만 특혜관세를 적용했으나 앞으로는 60%로 확대할 것이라고 했다.

일본은 RCEP 참여로 한국과 중국과 처음으로 FTA 효과를 누리게 됐다. 이로 인해 일본의 실질 GDP 증가 효과는 약 2.7%가 될 것으로 예측됐다.

한국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이번 RCEP 참여로 한국의 향후 10년간 총 누적 GDP는 0.41~0.51%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무역·통상 분야에서 한국의 중국 의존도가 이미 높은 상황에서 이번 RCEP을 계기로 더욱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시장확대는 기회이지만,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사태 때 경제보복의 교훈을 되새겨 외교·경제 다변화 노력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