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비에도 소주병 파편 힘 모아서 다 치우고 떠난 포항 시민들

이서현
2020년 07월 27일 오전 10:59 업데이트: 2022년 12월 14일 오후 1:54

누군가 난감한 상황에 놓이면 어디선가 나타나 손을 보태고 있는 사람들.

흔히 한국인 종특으로 불리며 종종 연출되는 살가운 풍경이다.

지난 23일 포항에서도 이런 훈훈한 장면이 목격됐다.

이날 오후 5시쯤 경북 포항시 북구 죽도동 쌍용교차로를 달리던 1톤 화물차에 실려있던 소주 박스가 도로로 쏟아졌다.

소주병이 깨지면서 도로에는 유리 파편이 넓게 깔렸고, 일대 교통은 마비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사고 발생 30여 분 만에 현장을 정리하며 교통상황은 원상복귀 됐다.

경찰이 도착하기 전 이미 주변에 있던 시민들이 현장 수습을 거들고 나선 덕분이다.

독자제공=뉴스1

처음에는 사고 운전자가 홀로 수습했지만, 곧바로 지나가던 사람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달려와 함께 정리했다.

한 시민이 뉴스1에 제공한 당시 사진을 보면 교복을 입은 학생들과 시민 10여 명이 함께 유리 파편을 치웠다.

빗자루와 쓰레받기, 삽 등 각종 도구가 동원됐고 5~6명은 채 우산을 쓰지도 못한 상태였다.

사고 주변에서 이를 목격한 사람들은 “누가 먼저라도 할 것 없이 달려 온 학생과 시민들이 없었으면 차량 소통에 상당 시간이 걸렸을 것”이라며 우산도 없이 복구 작업에 나섰던 이름 모를 그들에게 감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