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 800만, 파산기업 1천개…우한폐렴이 가져온 中경제 ‘4중고’

남창희
2020년 03월 30일 오후 3:44 업데이트: 2020년 03월 30일 오후 3:44

중공 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으로 휘청이는 중국 경제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실업률 상승, 파산기업 증가, 부실대출 급증, 위안화 하락 등 4중고가 겹쳤다.

실업자 800만…1200만까지 치솟을 가능성

블룸버그 통신은 호주 ANZ 은행 이코노미스트들을 인용해 2월 중국 취업시장에서 800만 명이 실직한 것으로 25일 추정했다.

중국 당국이 조업재개를 선언했지만 실업 문제는 완화되지 않고 있다. 중공 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각국 수요가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홍콩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루이스 쿠지스 아시아 수석은 대표는 “현재 중국의 실업이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더 심각하다”고 밝혔다.

일본 노무라증권 중국 수석이코노미스트 루팅(陸挺) 등은 26일 중국 유력경제지 차이신(財新) 기고문에서 향후 1~2분기 동안 중국의 수출수요가 전년대비 30% 감소해 1800만명이 실업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기고문에서는 감염병 사태가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중국의 경제와 고용에 충격을 주고 있으며 그 영향은 아직 저평가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기업·소상공인 파산 위기…최장 3개월 한계

중국 당국은 공장 조업과 상공업 운영 재개를 재촉하고 있지만, 몇주째 영업을 쉰 상가와 음식점, 영세업체들을 어려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바이러스 사태에 위축된 소비심리가 쉽게 회복되지 않기 때문이다. 수출 수요도 회복이 더디다.

재정난을 겪는 기업과 소상공인을 뒷받침해야 할 은행들은 이미 부실이 심각한 상황에서 여력이 부족한 실정이다.

중국 자오샹은행(招商銀行)은 지난 2월 중소기업 2만개를 조사해, 약 3분의 2의 기업이 최대 3개월을 버틸 수 있을 정도의 자금을 보유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지난 24일 중국 언론에 따르면 우한 봉쇄가 발표된 1월 22일 이후 지금까지 중국 기업 1천곳 이상이 파산했다.

 

은행, 부실대출 급증…경제반등 없으면 위기

신용평가사 S&P는 감염병 사태로 중국의 부실대출이 7천9백억 달러 증가해, 감염병 종식 후 전체 대출 중 부실대출 비율이 11.5%가 될 것으로 추정했다.

중국 중앙은행은 지난해 중국 GDP 성장률이 4.5%로 둔화할 경우 대형은행 30곳 중 17곳이 재무건전성 평가(스트레스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할 것이라고 보고했다.

일본 노무라증권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올 1분기 GDP 성장률을 -9.0%, 2분기 0.0%로 전망해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이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위안화 자산 매도 급증…평가절하 압력 고조

중공 바이러스 사태 후 해외 기관들은 리스크 회피를 위해 위안화 자산을 대거 팔아치웠다.

3월 1, 2주 중국 본토주식인 A주의 외국인 순매도는 690억 위안(약 11조8천914억원)을 넘어섰다.

특히 3월 13일에는 하루 만에 150억 위안이 매도돼 집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안전자산인 달러화 수요가 높아지고, 유가 급락까지 겹치면서 위안화 환율시장은 요동치고 있다.

지난 30일 오전 기준 위안화 환율은 1달러당 7.09위안으로, 지난주 장중 한때 7.15까지 떨어지는 등 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면 중국 기업들의 수출경쟁력이 높아지지만, 국제 수요가 감소한 상황에서는 자금 유출과 주가 하락으로 인한 손실이 더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