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통신만? 中 관영 중신사, 해외 중국어 신문에 공짜 콘텐츠 공급…공산당 영향력 확대

이은주
2020년 07월 29일 오전 11:56 업데이트: 2020년 07월 29일 오후 12:14

신화통신과 함께 중국의 2대 관영통신사인 ‘중국신문사’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에서 중국 공산당(중공) 정부의 영향력 확대공작을 수행하고 있다는 의심의 눈길이 모이고 있는 것이다.

중국신문사(China News Service, CNS)는 통상 ‘중신사’라는 약칭으로 불리며 최근 미국 국무부가 ‘외국 대행기관’에 지정한 중국 관영 언론사 9곳 중 하나다.

중국에서 언론의 존재 이유는 독자의 알 권리 수호가 아니다. 중공은 언론을 ‘당의 의지를 구현하는 기관’으로 부른다. 시진핑 중공 주석은 지난 2016년 신문여론공작 좌담회에서 “모든 언론은 당의 의지를 구현하고 당의 권위를 지키며 중앙의 행동과 고도로 일치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 6월 미 국무부는 시진핑 주석의 말을 인용하면서 중신사 등 중공 관영매체 4개사를 외국 대행기관으로 지정했다. 앞서 지난 2월 신화통신 등 5개사를 외국 대행기관으로 지정한 이후 추가적인 조치였다.

이들 중공 관영매체 9개사는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언론이 아니라, 트위터 등 해외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 중공의 선전선동을 퍼뜨리는 대행기관 역할을 해왔다는 게 미 국무부의 판단이다.

중공 관영 통신사로는 신화통신이 손꼽힌다. 2대 업체인 중신사는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아 그 활동내역이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중공의 해외 중국어 매체 포섭공작에서 필수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신사는 지난 1995년 홍콩에서 온라인 신문을 발행해왔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온라인 신문을 발행한 기관이다. 미국의 뉴욕, 워싱턴을 포함해 세계 46개국에 지사를 두고 있으며 직원 수는 약 2천 명 정도다.

홈페이지에서는 주 독자층을 “대만, 홍콩, 마카오 등 해외 중국 교포 및 관련 외국인들”이라고 안내한다.

중신사는 중공 국무원화교사무판공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데, 해외 중국인(화교) 관련 업무를 주관하는 이 기관은 중공 중앙 통일전선공작부의 지시를 받는다.

현재 화교판공실의 수장인 쉬서우성 주임이 통일전선공작부 부부장(차관) 출신이라는 점이 그 증거의 하나다.

화교판공실 홈페이지에서도 “연계된 언론사를 직접 관리한다”고 밝히고 있다. 언론사 명칭으로 중신사를 명시하진 않았지만, 중신사의 기사를 보면 화교판공실과 관련된 소식들이 자주 보인다.

중신사로부터 뉴스를 공급받는 해외 중국어 언론은 미국 샌디에이고 차이나 트리뷴, 홍콩 봉황TV 등 다양하다.

특징은 무료로 기사와 사진을 공급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중대형 언론사는 물론 저렴한 기사공급처 확보를 원하는 지방 영세 언론까지 그 파급력을 미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2018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중공 관영매체의 콘텐츠를 전재하는 해외 중국어 신문은 200여개 이상에 달한다.

같은 해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가 발표한 보고서는 “중국이 해외 중국어 매체에 중국 특색 사회주의 지지, 중공 개혁개방 정책 추진, 패권주의 반대를 지시했다”면서 패권주의 반대란 서구사회 이념에 맞서 싸우라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중신사는 2년마다 ‘세계 중국 미디어 포럼’을 개최해 해외 중국어 매체 관계자와 기자들을 초청한다.

지난 2001년 화교판공실과 중신사 주최로 열린 ‘제1차 세계 중국 미디어 포럼’에서 궈자오진 중신사 사장은 “이번 회의의 목표는 대만이나 서방국가 등 경쟁 상대국에서 나온 중국어 뉴스 대신 중신사 기사를 사용하도록 해외 중국어 매체들을 설득하는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10월 열린 제10차 포럼에는 세계 61개국에서 400명 이상의 해외 중국어 매체 인사들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