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랑이 미각을 잃은 거 같아요. 저 좀 도와주세요…”

김연진
2021년 01월 19일 오전 11:49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전 11:57

남편이 미각을 잃은 것 같다며 진지하게 고민하는 결혼 4개월차 아내의 사연이 공개됐다.

고민은 나름 심각했다. 그녀는 “진짜 미각을 잃은 것 같아요. 음식이 심각하게 맛이 없어요”라고 털어놨다.

지난해 7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미각을 잃은 신랑이 문제입니다”라는 여성 A씨의 고민 글이 게재됐다.

A씨는 “남편이 대부분 식사 준비를 해주는데, 진짜 정말로 심각하게 맛이 없어서 문제다”라고 입을 열었다.

온라인 커뮤니티

이어 “이 세상 맛이 아니다. 그런데 중요한 건, 정작 본인은 그걸 모른다. 뭐가 맛있는지, 맛없는지를 모른다. 진짜 미각을 잃은 걸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애할 때는 제가 만들어준 음식도 잘 먹고, 외식할 때도 밥을 안 가리고 잘 먹길래 그런 줄만 알았다. 이 정도로 심각한 줄은…”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A씨는 실제 사례를 들었다. “‘감바스’랍시고 만든 건데…”라며 소개한 정체불명의 음식이 있었다고 말했다.

“손질도 안 하고, 수염도 안 떼고… 껍질 채로 식용유에… 마늘이 없다고 집에 있는 간마늘을 넣더라고요…”

감바스로 추정되는 음식 / 온라인 커뮤니티

“새우가 짤까 봐 소금간을 안 했대요… 결국 초장 찍어서 먹었어요”

또 다른 음식은 無맛 떡볶이. 고추장 맛만 가득했다. 멸치육수를 넣어서 멸치가 입안에서 춤을 췄다는 후기다.

아내가 아프다고 하니까 단호박 수프를 끓여준 남편. 호박과 메이플 시럽이 잘 어울린다는 글을 보고 단호박 수프에 메이플 시럽을 넣어버렸다.

온라인 커뮤니티

통인시장에서 유명한 기름떡볶이에 마라샹궈를 퓨전해서 새로운 괴생명체를 만들고, 소곱창을 넣은 돼지고기 두부찌개에서는 재료의 맛이 따로 노는 기현상이 벌어졌다고.

A씨는 “사진만 보고 사람들이 우리 남편 요리 잘한다고, 맛있어 보인다고 하는데 정말 심각하다”라며 “본인은 이게 맛이 없다는 걸 모른다. 그냥 잘 먹는다”고 토로했다.

이어 “자꾸 방송이나 인터넷 레시피 보고 따라 하는데, 거기에 자기가 자꾸 뭘 더하거나 빼면서 이상한 요리를 만든다”고 덧붙였다.

온라인 커뮤니티

끝으로 “저도 웬만하면 챙겨주려고, 맛있게 먹으려고 하는데 너무 힘들다. 매일 저녁 밥상이 놀랍다. 이번엔 또 무슨 맛이 날지 몰라서… 이걸 어떻게 해야 할까요?”라며 고민을 털어놨다.

누리꾼들은 심각하게 고민하는 A씨와는 다르게, 웃음을 참지 못했다.

또한 “아내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요리해주는 남편의 모습이 보기 좋다”, “알콩달콩한 신혼부부 같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