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료품 비축도 못했는데 갑자기 새벽에 단지 봉쇄…中 다롄시의 황당 방역

이은주
2020년 08월 6일 오전 10:48 업데이트: 2020년 08월 6일 오전 10:56

음식주문 앱 제공했지만, 비싸고 재고도 금방 동 나
굶주린 주민들, 직접 앱 개발하고 외부인 고용해 대처
“당국은 돕지 않는다” 사회주의 통제대국 중국의 일상

중국 다롄(大連)시에서 코로나19(중공 바이러스 감염증) 재확산을 막기 위한 봉쇄조치로 주민들이 식량부족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롄시에서 코로나 재확산 조짐으로 당국이 봉쇄령을 내리자, 주민들의 발이 묶여 식료품과 생필품을 구할 길이 막힌 것이다.

주민들은 에포크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봉쇄조치로 필수 물자와 식량을 구하기가 어렵고 지방 당국도 이를 돕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재 중국 일부 지역에서는 코로나가 다시 확산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국 보건당국인 국가 위생건강위원회는 지난 4일(현지 시각) 수십 명의 신규 확진자 발생 사실을 발표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실제 발병 규모가 당국의 발표보다 더 심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서 에포크타임스는 지난 5일 베이징의 코로나 전담병원 디탄병원 내부 문서를 입수해 중국 당국이 확진자 수치를 축소해 발표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다롄시는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24개 마을과 인근 지역, 80개 집단 주거지 등을 봉쇄했다고 밝혔다. 봉쇄조치된 지역에는 출입이 불가능하다.

다롄만의 한 아파트 단지에 살고 있는 천모씨는 지난달 23일 오전 5시 당국이 아무런 예고 없이 주거지 봉쇄령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웃 주민이 확진 판정받고 난 뒤 갑자기 내려진 조치였다.

이날 오전, 아무런 대비도 못 한 상황에서 아파트 단지 밖으로 이동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천씨는 “봉쇄 조치가 불시에 내려져 이에 대비할 어떠한 시간도 없었고 식량 비축분도 없었다”고 했다.

당국은 해당 주민들이 식료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음식배달 앱을 설치하도록 권고하긴 했다. 그러나 천씨는 구매 가능한 식품이 한정돼 충분한 식품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과일, 고기, 해산물은 살 수 없었고 채소도 매우 한정돼 있었다. 또한 시간이 지나자 식품이 동나면서 일주일 내내 음식을 구할 수 없었다”면서 당국 관계자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전화를 걸었지만 아무도 전화를 받지 않았다고 했다.

결국 천씨와 이웃 주민들은 살아남기 위해 힘을 합쳐 식품 주문이 가능한 온라인 플랫폼을 자체 개발하고 아파트 단지 외부 사람들을 고용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었다. 아파도 병원에 갈 수 없었기 때문이다.

천씨는 “단지 주민의 아이가 아팠던 적이 있는데, 당국이 부모와 아이에게 병원에 가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면서 단지를 수소문해 한 주민이 집에 보관 중이던 약을 부모에게 전달했다고 했다.

또한 아파트 관리업체와 경찰 등에게 ‘아픈 아이와 부모를 병원에 보내도록 허락한다’는 서명을 받고 나서야 당국으로부터 외출이 허용됐다고 전했다.

다롄만의 또 다른 아파트에 거주하는 린멍씨도 “봉쇄령이 내려진 후 온라인 앱으로 식품을 구매하려 했지만, 한정된 양의 값비싼 채소밖에 없었다”고 했다.

린씨는 “온라인 앱을 사용할 방법을 모르는 고령자들은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며 우려했다.

봉쇄조치에 따른 식량 부족으로 생긴 불만이 주민-관리자 간 다툼으로 번지기도 했다.

다롄만의 한 주민이 에포크타임스에 보내준 영상에는 아파트 거주자들이 관리자에게 음식 배달을 허용해달라고 요청했다가 거절당하자 말다툼에서 시작해 몸싸움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양측의 싸움은 경찰이 출동하고 나서야 마무리됐고 이 과정에서 일부 주민은 구금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