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 위기? 中 사회과학원 “2025년 식량부족 1억3천만톤”

류지윤
2020년 08월 20일 오후 12:52 업데이트: 2020년 08월 20일 오후 1:10

시진핑 중국 공산당(중공) 총서기가 최근 음식 낭비를 지적하고 식량 절약을 지시해 식량 위기가 온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중국 사회과학원이 식량부족을 경고했다.

17일 중국 사회과학원은 ‘14차 5개년 계획’(2021~2025년)이 끝날 무렵 중국이 1억 3천만 톤의 식량부족을 겪을 것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사회과학원은 산하 농촌개발연구원과 공동으로 발표한 ‘중국 농촌 발전 보고서 2020’에서 이같은 내용을 제기하며, 농촌 개발의 전체적인 방향을 식량안보 확보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1억 3천만 톤의 식량 부족분 가운데 중국인들이 주식으로 먹는 쌀·밀·옥수수 등 곡물 부족량을 2천5백만 톤으로 예측했다.

이어 2025년까지 농촌에서 도시로 이주하는 인구가 8천만 명에 이르고, 농촌은 60세 이상 인구가 1억 2400만 명에 달해 노령화가 심화돼, 재배기술 혁신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회과학원 보고서는 식량안보를 위한 정책을 제안했지만, 이 과정에서 식량부족에 대한 우려를 그대로 노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들어 중국인들은 코로나19(중공 바이러스) 사태와 홍수를 겪으면서 돼지고기와 채소, 과일 등 식료품값 급등을 경험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발표한 2017년 ‘세계식량안전지수’ 보고서에서 113개 국가 가운데 중국은 45위에 머물렀다.

중공 당국은 지난해 중국의 곡물 자급률이 95% 이상, 식량자급률은 100%라고 발표했지만, 세계 최대의 식량 소비국이자 수입국이라는 점은 그대로다.

지난해 중국은 총 8천851만 톤의 대두를 수입해 자국 수요의 85%를 충당했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2020년 상반기 중국의 밀 수입량은 335만 톤으로 2019년 전체의 90%에 달했다. 올해 중국의 밀 수입량은 전년 대비 2배가 될 전망이다.

시진핑의 음식 낭비 지적과 식량 절약 지시에 대해서도 문제의 본질을 흐린 ‘시선 돌리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재미 중국학자 우쭤라이(吳祚來)는 “당국은 음식 낭비를 지적했지만, 사실 일반 서민들의 식생활은 그렇게 낭비가 없다. 진짜 낭비는 중앙정부나 지방정부의 회식, 접대 자리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자리는 매우 사치스럽고 엄청난 음식이 체면치레로 제공되고 대부분 버려진다. 이번 식량 절약 정책에서는 자기 잘못은 감추고 남탓만 하는 중공의 일관된 속성이 또 한 번 드러났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