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3연임은 미국에 축복” NYT ‘고마워요 시진핑’ 칼럼 게재

최창근
2022년 10월 20일 오후 6:05 업데이트: 2022년 10월 20일 오후 6:05

10월 19일,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에 ‘고마워요, 시진핑(Thank You, Xi Jinping)’ 제하의 칼럼이 게재됐다.

2013년 퓰리처상 수상자로 NBC 선임기자 등으로 활동한 저명 칼럼니스트 브렛 스티븐스(Bret Stephens)가 쓴 이 칼럼은 제20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를 통해 사실상 종신 집권을 확정 짓게 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보내는 ‘축하 편지’ 형식이다.

“시진핑 주석께: 중국 공산당 총서기 3기 출범에 즈음하여 미국이 감사의 뜻과 축하 인사를 전하오니 부디 받아주시기 바랍니다(Dear President Xi: Please accept my country’s gratitude and congratulations as you embark on your third term as general secretary of the Chinese Communist Party).”로 시작하는 글은 “우리는 당신의 치세(治世)가 언젠가는 다른 자유 국가들의 치세뿐만 아니라 미국 역사상 예상치 못한 큰 축복 중 하나로 인식될 것이라고 믿습니다.”라며 축하를 빙자한 야유로 시작했다.

그는 일단 10년 전 시진핑 주석 집권 시기의 중국 상황을 짚었다. 중국이 고속 성장을 구가하며, 2011년 국민총생산(GDP)에서 일본을 뛰어넘어 세계 2위 경제 대국으로 자리매김한 이른바 ‘대국굴기(大國崛起)’를 하던 시기이다.

브렛 스티븐슨은 “10년 전 많은 서구 국가는 당시 고속성장을 거듭하던 중국이 머지않은 시기에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의 경제 국가가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또한 부유한 중국이 유럽과 중남미, 아시아, 아프리카 등 전 세계에 걸쳐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인식이 일반적이었다.”고 짚었다. 아울러 그는 “미국 상류층 학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중국어 교육을 하는 것을 자랑스러워한 것도 이 시기였다.”고도 했다.

스티븐슨은 “중국이 세계 경제와 문화를 주도했던 고대의 영광을 되살릴 것이라는 전망이 부른 현상이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스티븐스는 시진핑 집권 후 10년이 지난 현재의 중국 상황을 들여다보며 10년 전과 비교했다.

그는 신장 위구르 자치구 주민들에 대한 탄압은 구(舊)소련 시절 굴락(강제수용소)에 비교할 만하고, 시진핑 주석이 내세우는 경제 개혁은 사실상 비효율적인 국유기업 체제로의 퇴행이나 마찬가지라고 꼬집었다. 이어 시진핑의 강압적인 외교정책은 일본의 재무장을 부채질했고, “미국은 대만과 함께 싸우겠다”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공언을 끌어냈을 뿐이라고 분석했다.

브렛은 “군사와 경제력을 앞세운 하드파워가 문화 등 소프트파워를 앞설 수 없다.”는 ‘소프트파워’ 개념을 주창한 조지프 나이 하버드대 명예교수의 발언을 언급한 후 “중국을 무서운 국가로 받아들이게 됐지만 시진핑 주석 당신의 권력이 강해진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더하여 “시진핑 주석은 자유세계와 비(非)자유세계가 경쟁하는 상황에서 의도와는 달리 자유세계에 유리한 행동을 했다.”고 주장했다.

미국을 비롯한 자유 진영은 “시진핑 장기집권으로 중국의 경쟁력이 현격하게 둔화하고 있다.”며 쾌재를 부른다고 꼬집었다.

브렛 스티븐스. | 뉴욕타임스.

브렛은 “시진핑 치하의 중국에서 하루라도 살고 싶은 사람이 있느냐?”는 뉴욕타임스(NYT) 동료 칼럼니스트 톰 프리드먼의 말을 인용하는 것으로 자신의 주장에 대한 근거를 대신했다.

브렛 스티븐스는 이어 “미국 시스템과 정치 지도자들은 결점이 있고 과거의 장점들도 퇴색했지만 시진핑 주석 체제의 암울한 중국을 대안으로 삼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게 바로 미국이 시진핑 주석에게 감사해야 하는 이유이다.”라는 설명과 함께 칼럼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