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빈곤퇴치 성공” 외쳤지만…아파도 병원 못가는 농민들

이윤정
2021년 03월 11일 오후 12:55 업데이트: 2021년 03월 11일 오후 1:00

중국 공산당은 농촌의 빈곤 퇴치에 성공했다고 주장했지만, 농민에 대한 정부 보조금이 갈수록 줄고 건강보험료까지 인상되면서 중국 농민들은 더 심각한 가난으로 내몰리고 있다.

중국 광시성의 한 농촌위원회는 지난달 26일 공문을 발송해 농민들에 대한 건강보험 보조금 지급을 중단한다고 통지했다.

중국 광시성의 한 농촌위원회는 지난달 26일 공문을 발송해 농민들에 대한 건강보험 보조금 지급을 중단한다고 통지했다. | 트위터 화면 캡처

공문에는 “3월 이전 1인당 연간 280위안(약 4만9천 원)이었던 건강보험료가 조만간 720위안(약 12만6천 원)으로 오를 예정이다. 의료 지원금이 대부분 취소돼 이달부터 인상안이 적용된다”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따라서 중국 광시성 농민들은 이달부터 건강 보험료를 더 많이 내야 한다.

중국 허베이성 농부 왕 씨는 “가난한 농민들이 그런 돈을 어디서 마련하겠나? 특히 요즘에는 모든 물가가 오르고 있다”고 했다. 

시진핑 중공 총서기는 그동안 “약 1억 명의 농촌 빈곤층이 절대빈곤에서 벗어났다”며 “탈빈곤 정책의 성공”을 여러 차례 거론했다. 

왕 씨는 “그건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이고 불가능한 일”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지난해 5월 리커창 중국 총리는 “중국에서 6억 명의 월수입이 1천 위안(약 17만 원)에 불과하다”고 말한 바 있다. 

왕 씨는 “보험료를 내도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다”며 “중국 병원은 가벼운 질병에도 수천 위안을 청구하는 영리단체가 됐다”고 한탄했다.

그는 “중병에 걸리지 않는 한 병원에 안 갈 것”이라며 “가더라도 치료비가 너무 비싸면 친척에게 돈을 빌리거나 아파도 그냥 참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의료 보험 부족 현상은 중국 농촌에서 흔한 일이다.

건강 보험에 가입한 농민들은 병원에 가면 우선 진료비 전액을 지불한 뒤 일정 기간이 지난 후 보험회사에서 비용 일부를 환불받는다.

중국 공식 정보에 따르면 환자가 청구할 수 있는 비용은 지역에 따라 다르다. 지역별로 40~90%까지 청구할 수 있다.

중국 관영언론은 올해 보험료가 중국 전역에서 계속 상승할 것이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