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군에 ‘전쟁대비’ 훈련 주문…”대내 민족주의 자극용”

류지윤
2021년 01월 7일 오후 3:00 업데이트: 2021년 01월 7일 오후 4:25

시진핑 중국공산당(중공) 총서기가 중공 창당 100주년인 2021년을 맞아 군부에 “전쟁 준비”에 집중하라고 지시하고 나서 그 배경이 주목되고 있다.

5일 중국 관영매체 신화통신은 전날 시진핑 총서기가 전국의 인민해방군(중공군)에 전쟁을 대비한 훈련을 개시하라고 명령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이번 전쟁 대비 훈련명령은 지난해 중국-인도 국경분쟁, 대만 해협 갈등고조,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등 여러 지역에서 다수 국가와 군사적 갈등이 고조됨에 따른 것이다.

시진핑은 군사훈련과 전투에서 과학기술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중공은 군사력에서 우위에 있는 미국에 대항하기 위해 군 현대화 계획을 공격적으로 추진해왔다.

최근 20년 동안 군사비 지출은 약 10배 증가했다. 작년 중공의 공식 국방예산은 1780억 달러(약 193조원)으로 같은 해 미국 국방비의 4분의 1 수준이었으나 실제 예산은 훨씬 더 많을 것으로 군사 전문가들은 추정한다.

2020년 3월의 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공의 군사비는 미국 국방 예산의 87%에 달했다.

중공은 군 현대화를 위해 민간 기술을 적극 활용하는 “민-군 합동”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이같은 움직임에 주목해, 미국의 민간기술이 중공군과 연계된 중국기업, 유학생, 연구원을 통해 중공군으로 흘러들어가는 것을 막으려 노력해왔다.

미국은 중국국방대학과 관련된 석사급 중국인 유학생의 비자발급을 중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자본이 중공의 군방력 강화에 이용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중공군과 연계된 중국기업에 대한 미국 개인·단체의 투자를 전면 금지했다.

중공 기관지 인민일보는 이번 시진핑 군사훈련 명령과 관련해 군의 전반적인 전투능력, 통합작전능력 향상이 주요 목적이라고 전했다.

중국은 각 군구별 경쟁의식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민일보가 언급한 ‘통합작전능력’은 과학기술을 동원한 군사력 강화 외에 육·해·공 합동훈련을 통해 전투수행 효율을 끌어올리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작년 10월 시진핑은 중공 중앙정치국 회의에서 “전투 효율성에 관한 모든 연결수단(지휘체제)을 정치적으로 통합해 전투 태세를 갖추자”고 논의한 바 있다.

그러나 재미 중화권 평론가 리린이는 “매우 과장된 미사여구였다”라며 “실제 목적은 전쟁 선전을 통해 대만과 미국을 압박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동시에 중공은 ‘미국을 위협하는 전투력’이라는 느낌을 내며 대내적으로 민족주의적 정서를 자극하려 한다”고 했다.

중공은 작년 대만해협을 넘나드는 군사활동을 증강해 대만에 대한 무력시위를 강화했다.

이에 미국은 대만과의 군사·경제 협력을 강화하며 맞섰다. 대만에 여러 건의 대규모 무기 판매를 승인했고 대만과의 외교 관계도 격상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