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개헌, 위기와 변수 공존

샤샤오창(夏小強)
2018년 02월 28일 오후 12:54 업데이트: 2024년 02월 19일 오후 3:24

2월 25일 중국 관영 매체는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가 ‘국가주석과 부주석의 임기는 2회기를 초과할 수 없다’는 헌법 조항의 삭제를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공산당은 3중전회가 개최되기 하루 전날인 2월 25일에 갑자기 이 소식을 발표해 외부의 예상을 뒤엎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新華社)이 영문 기사를 먼저 공개하는 등 발표 방식도 심상치 않았다. 개헌 논의는 당 내부에서 저항에 부딪힌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해당 사안을 국제 언론에 노출한 행위는 개헌을 기정사실로 만들어 불만 세력을 잠재우기 위한 전략으로 여겨진다.

중국 공산당의 예상대로 ‘로이터’, ‘뉴욕 타임스’, ‘월 스트리트 저널’, ‘타임’, ‘아사히신문’ 등 중요 매체들은 즉시 관련 기사를 보도했다.

중국 네티즌들 또한 온라인상에서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고, 중국 당국은 곧바로 철저한 여론 통제를 개시했다.

중국 공산당의 ‘국가주석과 부주석 임기 제한 폐지’ 개헌 소식은 이전에도 이미 해외 언론에 보도된 바 있다. 하지만 중국의 개헌 소식은 여전히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자유민주주의적 헌정이 세계 정치와 국가제도의 주류를 이루는 현재, 지도자의 종신집권제도는 독재와 전제정치에 대한 국제사회와 중국 민중의 우려를 키우는 중이다.

하지만 이 논리에는 공산당 통치와 관련한 모순이 숨어있다. 즉, 중국 국가주석과 부주석의 임기 제한을 폐지하는 개헌이 공산당 독재와 전제를 초래하는 듯하다. 이는 공산당이 정권을 장악한 시기부터 지금까지 줄곧 독재와 폭정을 이어오고 있으며, 전제적인 통치는 헌법 개정과 큰 관계가 없다는 사실을 은폐한다. 헌법의 내용이 어떻게 변하든지 공산당의 독재와 폭정의 본질은 바꿀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을 통해 볼 때 현재 시진핑(習近平) 당국이 헌법을 개정하여 국가주석과 부주석의 임기 제한을 삭제하는 조치를 취한 것은, 결과적으로 중국 공산당 내부의 정치적 태세에 작용하고 영향을 미친다는데 의미가 있다.

중국 공산당 권력 구조에서 당정군(黨政軍) 대권은 최고 지도자에게 귀속되며, 주로 당권과 군권을 다룬다. 정부 체계는 당의 지도하에 있다. 당의 권력은 총서기의 직무와 대응하며 군권은 군사위원회 주석의 직무와 대응한다. 정부의 권력은 여전히 총서기의 지도하에 있다. 따라서 국가 주석은 사실상 상징성만 있고 실권은 없는 것이다.

당장(黨章)에는 총서기와 군사위 주석의 연임을 제한하는 규정이 없다. 장쩌민(江澤民)이 1989년에서 2002년까지 13년간 총서기 직위를 유지한 것도 한 사례다. 이론적으로 최고 지도자의 권력만 공고하다면 임기의 제한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현재 시 주석이 헌법 개정을 추진하여, 실권이 없는 국가주석과 부주석의 임기 제한을 없애려는 목적은 무엇일까?

집권 5년 동안 시 주석이 유일하게 내놓을만한 치적은 반부패이다. 시 주석은 왕치산(王岐山)과 손잡고 5년간 반부패 캠페인을 벌여, 장쩌민 집단을 위시한 수백 명의 부급(部級·장관급) 이상의 관료들을 낙마시켜 단계적으로 승리를 거두었다. 하지만 ‘부패와의 전쟁’의 형세는 낙관적이지 못하다. 장쩌민 집단을 필두로 하는 기득권 이익집단이 치열하게 대항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저항은 19차 당 대회 전후의 권력 투쟁에서 나타나며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다.

부패의 총지휘자 격인 장쩌민이 19차 당 대회에서 시 주석 옆에 자리한 것은 반부패 정책에 대항하는 부패관리들에게 희망을 안겨 주었다. 표면상으로는 시 주석이 당정군의 대권을 한 손에 쥔 것 같지만, 장쩌민이 묻어놓은 부패의 폭탄으로 인해 시 주석의 실제 권력은 보이는 것만큼 단단하지 않다. 반부패 정책은 여전히 진행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시 주석의 개헌 조치는 헌법의 힘을 빌려 집권 임기를 연장하고, 반부패 정책을 계속 추진하여 장쩌민 집단의 대항과 정변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미를 품고 있다.

이 과정에서 시진핑 당국은 중국 사회와 공산당 집권의 위기에 직면해야 한다. 공산당 정권이 60년 간 중국을 통치하며 조성해놓은 천인공노할 사회적 모순, 그리고 외교적, 경제적 위기는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임계점으로 치닫고 있다.

국가 주석과 부주석의 임기 제한 폐지는 또 하나의 중요한 정보과 미래의 변수를 내비친다.

첫째, 국가 주석과 부주석을 함께 묶는 것은 향후의 정치 무대에서 시진핑과 왕치산이 계속해서 동맹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는 정보를 내보낸다.

둘째, 헌법 개정의 소식을 먼저 외신에 내보내는 것은, 미래의 국가주석과 부주석이 더 이상 실권이 없는 상징적인 위치가 아닐 가능성이 높음을 보여준다. 왕치산을 중용하는 것은 그에게 실무를 맡기기 위함이지, 단지 국가 부주석의 허직(虚职)을 주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이번 조치는 미래 공산당 고위층 권력 구조에 커다란 변수를 가져다준다. 하나의 가능성은 고위층의 권력이 점차 당내에서 국가 측면으로 전이된다는 것이다. 이 변수는 미래의 중국 사회와 정치 형세에 더 많은 변화를 가져다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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