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 횡단열차 탔다가 북한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영상)

황효정
2020년 01월 7일 오전 9:25 업데이트: 2022년 12월 20일 오후 5:31

러시아에서 우연히 남한 처녀를 마주친 북한 아저씨들은 “얼른 시집가야지”라며 남북 공통 잔소리를 건넸다.

지난달 31일 유튜브 채널 ‘세나, 집순이의 세계여행 SENA’에는 시베리아 횡단 열차에서 우연히 북한 사람들을 만난 내용의 영상이 공개됐다.

유튜버 세나는 러시아 시베리아 횡단 열차에 탑승, 혼자 여행길에 오른 상황이었다.

이날 북한 사람들이 우르르 열차에 올랐다.

처음 “이 자리가 그쪽 자리냐”며 러시아어로 세나에게 말을 건 북한 아저씨.

유튜브 ‘세나, 집순이의 세계여행 SENA’
유튜브 ‘세나, 집순이의 세계여행 SENA’

세나는 엉겁결에 “제 자리 아니에요”라며 우리말로 답했고, 이에 북한 아저씨들이 몰려들어 질문 공세를 퍼붓기 시작했다.

“이거 뭐여? 촬영하는 거여? 연료가 어디야?”

“이런 거 찍어도 돼요?”

“찍으라우! 일없어. 같이 여행하는 건데 뭐”

흔쾌히 촬영을 허락한 북한 아저씨들.

유튜브 ‘세나, 집순이의 세계여행 SENA’
유튜브 ‘세나, 집순이의 세계여행 SENA’

이들도 우리네 동네 아저씨와 똑같았다. 본격적으로 옆자리에 자리를 잡고 앉은 이들은 유튜버를 향해 “시집은 갔냐”는 질문부터 건넸다.

유튜버는 이에 “저희는 서른 넘어야 간다”며 “결혼을 꼭 안 해도 된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그러자 북한 아저씨들은 잔소리를 시작했다. “아이 낳고 그러면 나이가 40, 50살에 애가…”

남한과 북한이 약속이라도 한 듯 똑같은 레파토리의 잔소리였다.

이어 이름을 물어보더니, 같은 김 씨라며 “이야 이거 나하고 비슷하구나”라고 반가워한 북한 아저씨들.

유튜브 ‘세나, 집순이의 세계여행 SENA’
유튜브 ‘세나, 집순이의 세계여행 SENA’

호구조사도 들어갔는데, 유튜버 아버지의 나이를 묻고 63년생이라는 답에 “토끼띠네”라며 좋아했다.

북한 아저씨들은 그 뒤로도 “서울 거리 사진 있으면 보여달라”, “거기 아메리칸스키 많소?”, “평양 가 봤소?”, “러시아에 아는 사람 없고?”, “부산에 수족관 있지?”라며 궁금한 점을 물었다.

북한 아저씨들의 가장 궁금한 점 중 하나는 제주도였다. 같은 땅 같은 민족이지만 갈 수 없는 서로의 장소였다.

“제주도 가 봤나? 멋있나? 해수욕도 할 수 있고 좋지? 귤도 많고… 눈이 안 오지?”

이들은 이후에도 함께 점심식사를 하며 유튜버에게 닭 다리를 챙겨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