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은 더 잘 듣는가?

로스 반 담(Loes Van Dam), 에식스 대학
2019년 02월 3일 오전 7:39 업데이트: 2024년 01월 19일 오후 3:21
시각 장애인이 뇌의 시각 피질을 재사용할 때 놀라운 능력이 발달한다.(아프리카 스튜디오/셔터스톡)

중요한 감각을 상실해도 뇌의 재연결 능력이 놀라운 역할을 할 수 있다.

청각은 귀에 들어온 소리 진동이 머리카락같이 생긴 작은 유모세포를 우리의 내이에서 앞뒤로 움직일 때 발생한다. 유모세포가 이 움직임을 뇌가 사용할 수 있는 전기 신호로 바꾼다.

얼마나 잘 들을 수 있는가는 이 유모세포가 얼마나 손상됐는가에 달렸다. 한번 손상된 후에는 다시 자라지 않으며, 이는 시각 장애인도 마찬가지다. 시각 장애인은 신체 조건상으로는 다른 사람들보다 더 잘 들을 수 있는 조건이 아니다.

그러나 시각 장애인은 ‘소리 나는 곳 찾기’와 같은 청각 작업에서 흔히 보통 사람을 능가한다. 그 이유를 알려면, 우리는 감각 기관과 뇌에서 일어나는 일과 감각 정보가 어떻게 처리되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감각 기관이 보내는 신호를 뇌에서 해석할 때 감각이 발생한다. 두뇌의 각각 다른 부분이 다른 감각기관에서 보내는 정보에 반응한다. 시각 정보(시각 피질)와 소리 정보(청각 피질)를 처리하는 영역이 따로 있다. 그러나 시각 같은 감각이 상실될 때, 뇌는 놀라운 일을 한다. 뇌 영역의 기능을 재구성하는 것이다.

시각장애인의 경우, 시각적 입력이 없어서 좀 ‘지루해진’ 시각 피질이 ‘배선을 바꾸기’ 시작하여 다른 나머지 감각의 정보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한다. 시각 장애인들은 시력을 잃었을지는 모르지만 다른 감각의 정보를 처리하기 위해 뇌 용량이 커진다.

시각 피질은 소리나 접촉에 반응하기 위해 ‘배선을 바꿀 수’ 있다.(Cliparea/셔터스톡)

뇌의 재구성 범위는 시력을 잃는 시기와 관계가 있다. 뇌는 성인 시기를 포함해서, 인생의 어느 시점에서도 자신을 재구성할 수 있다. 그러나 어릴수록 뇌가 변화에 더 잘 적응할 수 있다. 이것은 어린 시절에 두뇌는 발달 단계에 있어 새로운 두뇌 조직이 기존의 조직과 경쟁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아주 어린 나이에 시각을 잃은 사람들은 뇌에서의 재구성 작업 수준이 훨씬 높다.

어린 나이에 시각장애가 된 사람들은 일반인뿐만 아니라 늦게 시각을 잃은 사람들보다 청각과 촉각이 뛰어난 경향이 있다.

반향 위치 측정법

두뇌의 재편성 작업으로 어떤 시각장애인들은 때로 나머지 감각을 흥미로운 방식으로 사용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 예를 들어 일부 시각 장애인은 반향 위치 측정을 사용해 주변의 물건 위치와 크기를 감지하는 법을 익힌다.

시각 장애인들은 입을 막고 귀를 울리는 소리로 주변에 있는 물건을 찾을 수 있다. 이 능력은 시각 피질의 뇌 활동과 밀접하게 관련 있다. 사실, 시각 장애인의 시각 피질은 시각 정보를 보는 것과 거의 같은 방식으로 소리 정보에 반응한다. 다시 말해 시각장애인의 반향 위치 측정에서 청력이 뇌의 시력을 상당 부분 대체한다.

그러나 모든 시각장애인이 자동으로 전문 반향 위치 측정가가 되는 것은 아니다. 반향 위치와 같은 기능 개발은 이 작업을 익히는 데 드는 시간과도 연관이 있다. 시력이 뛰어난 사람들도 충분한 훈련으로 이 기술을 배울 수 있지만, 시각 장애인들의 재구성된 두뇌는 나머지 감각에 잘 적응했기 때문에 훨씬 유리하다.

시각장애인이 일상적 일을 하려면 시각 외의 나머지 감각에 더 의존한다. 다른 감각을 매일 훈련하게 된다. 재구성된 두뇌와 함께 나머지 감각을 오랫동안 사용한 경험이 시각 장애인이 일반 사람들보다 청각과 촉각이 뛰어난 중요한 요인으로 보인다.

로스 반 댐은 영국 에식스 대학 심리학 강사다. 이 기사는 The Conversation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