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퍼드 의대 교수 “CDC 지침 변경은 과거 잘못 인정한 것”

자카리 스티버(Zachary Stieber)
2022년 08월 16일 오후 6:27 업데이트: 2022년 12월 29일 오후 4:21

CDC ‘거리두기’ 해제하고 백신·자연면역 모두 인정
스탠퍼드 의대 감염병 전문가 “늦었지만 좋은 단계”
“일반인 제한할 것이 아니라, 취약계층 보호했어야”
CDC “미국 내 코로나19 환경 달라졌기 때문” 해명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지침 변경에 대해 “잘못을 시인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스탠퍼드대 의대 약학과 교수이자 감염병 전문가인 제이 바타차랴는 에포크타임스에 “CDC는 직접적으로 표현하진 않았지만, 그것(변경 전 방역지침)이 틀렸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CDC는 지난 11일(현지시간) 백신 접종 여부에 따른 일부 차별적 대우를 폐지하고 한번 감염됐다가 회복한 사람들이 획득한 자연면역 효과를 인정하는 새 방역 지침을 발표했다.

이번 새 지침에서는 또한 사람 간 ‘6피트(약 1.82m) 거리두기’를 철폐하고, 확진자와 밀접접촉하더라도 무증상일 경우 백신 접종 여부와 상관없이 자가격리를 하지 않도록 했다.

이전까지는 밀접접촉자의 경우 백신을 접종하면 자가격리를 권하지 않았지만, 백신을 안 맞은 사람들은 5일간 자가격리를 권고했었다.

CDC는 면역력을 갖춘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중증 치료에 집중하기 위해서라고 지침 변경 이유를 밝혔다.

그레타 마세티 CDC 현장역학·예방과 과장은 “백신 접종과 감염에 따른 높은 수준의 면역으로, 사람들이 코로나19로 인한 중증에 걸리지 않도록 중점을 둘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바타차랴 교수는 이를 “더 많은 인구가 높은 면역력을 가지고, 더 많은 사람이 자연면역력을 가지게 됐으니, 과학(방역 지침)을 바꿀 시기가 됐다는 뜻”이라며 백신면역력과 함께 자연면역력을 인정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미국 고령 인구 80%가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 또한 감염됐다가 회복하면서 백신면역력과 자연면역력을 모두 갖추게 됐다면서 “2년이라는 시간은 너무 늦은 것이지만, 좋은 단계다”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미국의 의무총감이었던 제롬 애덤스 박사는 CDC의 방침 변경에 대해 “(과거에) 잘못했다는 증거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며 “바이러스가 달라졌고 우리의 대응 수단과 면역력, 지식도 달라졌다”고 평가했다.

애덤스 박사는 자신의 트위터에 “우리의 지침도 달라져야 한다”며 “그것이 과학이 작동하는 방식이다”라고 썼다.

CDC는 지식이 달라졌다고 하지만, 미국에서는 코로나19 치료법이 2021년 12월 이후 새롭게 갱신되거나 추가되지 않았으며, 지금까지 나온 치료법 대부분은 코로나19 변이에 대해 자연면역력보다 높은 효과를 보이지 못했다.

CDC가 이번 지침 변경의 그 근거로 인용한 논문은 총 20편으로 대부분 2020~2021년 작성됐으며 나머지 역시 다수가 올해 초에 발표됐다.

스탠퍼드대 의대 약학과 교수 제이 바타차랴 | 화면캡처

또한 미국 정부는 코로나19 백신 연령을 생후 6개월까지로 낮췄음에도 지난 수개월간 성인은 물론 어린이들 사이에서도 백신 접종률은 답보상태다.

즉 수개월 전과 비교해 현재 지침을 완화할 정도로 미국인들의 면역 수준이 높아졌다고 판단하려면, 그 판단의 무게 중심이 백신면역보다 자연면역 쪽에 기울어졌을 것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바타차랴 박사는 지난 2020년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거리두기나 마스크 사용 등 사회 전반에 대한 제한보다는 고령자 등 취약계층에 대한 보호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료인들의 공동성명에 참여한 바 있다.

그는 CDC의 새 지침이 그 성명에서 제안한 내용과 일치한다며 진작 이뤄졌어야 할 일이라고 논평했다.

그러면서 “미국 정부는 CDC의 새 지침에 따라 작년 11월부터 시행 중인 ‘미국에 입국하는 모든 외국인 여행객에게 코로나19 백신 접종 증빙을 요구하는 정책’을 즉각 폐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 CDC는 이번 지침 변경과 관련해 에포크타임스에 보낸 답변서에서 “미국의 코로나19 환경은 달라졌다”며 “2020년 초에 비해 코로나19로 인한 중증 발병, 입원 및 사망을 예방하는 수단이 늘어났다”고 밝혔다.

CDC는 “이번 새 지침은 거의 모든 미국 성인 인구가 백신 접종, 과거 감염 혹은 두 가지 모두를 통해 어느 정도 면역 수준을 갖췄다는 현실을 반영한다”며 “코로나19 고위험군을 보호하는 방법을 더 잘 이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백신과 부스터샷, 치료제 등 코로나19로 인한 심각한 질병으로부터 우리 자신과 지역사회를 보호하는 더 많은 도구를 통해 우리의 미래를 위한 보호와 대처력을 향상했다”고 말했다.

* 이 기사는 얀 예컬랙이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