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취한 엄마의 ‘모유’ 먹던 갓난아기가 목숨을 잃었다

김연진
2020년 01월 13일 오전 11:20 업데이트: 2022년 12월 20일 오후 5:29

“술을 살짝 마시면 젖양이 늘어난다”는 속설이 있다.

이로 인해 간혹 술을 마시고 갓난아이에게 젖을 물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의학적 근거가 없는 낭설일 뿐이다.

엄마가 술을 마신 뒤 아이에게 모유 수유를 하면 아이의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과거 술을 마시고 모유 수유를 했다가 아이가 사망하는 사건이 실제로 일어난 바 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당시 영국 데일리메일은 영국 여성 엠마 헥터가 술을 마시고 생후 7개월 된 딸아이에게 젖을 물렸다가 아이가 목숨을 잃는 사건을 보도하며 ‘음주 수유’의 위험성을 일깨웠다.

보도에 따르면, 30살 여성 엠마는 빈속에 포도주 한 병을 마시고 생후 7개월 된 아이에게 모유 수유를 했다. 그러고는 잠이 들었다.

얼마 후 엠마의 남편 알렌은 이 현장을 목격하고 큰 충격을 받았다. 알렌은 “아내의 가슴 아래 아기가 깔려 있었고, 아이가 입에 피를 머금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조사 결과 엠마는 사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가 법적 음주운전 허용 기준치의 2.5배를 넘어선 상태였다.

똑같은 사건이 과거 러시아에서도 일어난 바 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YTN

러시아 노브고로드로에 사는 한 30대 여성이 와인 약 1리터를 마신 뒤 아기에게 모유 수유를 했다. 아기는 태어난 지 고작 2주 된 신생아였다.

안타깝게도 아기는 수유 직후 목숨을 잃은 것으로 확인됐다.

사망 원인은 알코올 과다 섭취였다. 현지 경찰은 “부검 결과 모유를 통해 알코올이 아기의 몸으로 들어간 것을 확인했다. 아기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4%였다”고 밝혔다.

대한모유수유의사회에 따르면, 모유 수유 중에는 음주를 삼가는 것이 가장 좋다. 아기의 운동 발달은 물론,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만약 피치 못하게 술을 마신다면, 엄마의 체중 1kg당 알코올 0.5g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마셔야 한다. 이를테면 몸무게 60kg인 엄마는 음주량이 맥주 2잔을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 술을 마시고 2~3시간이 지난 뒤에 모유 수유를 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체내 알코올이 완전히 분해된 후 젖을 물려야 한다는 뜻이다.

과음을 했다면 최소 12시간이 지난 뒤 수유를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