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음 때문에 수업이 안 된다”고 호소하는 청와대 인근 ‘서울맹학교’ 학부모들

이서현
2019년 11월 26일 오후 12:40 업데이트: 2022년 12월 20일 오후 5:45

청와대 인근 효자동에는 국립서울맹학교가 있다.

최근 맹학교 학부모들은 두 달째 이어지는 집회 소음에 아이들이 제대로 배울 수가 없다며 “무분별한 집회를 금지해 달라”고 경찰에 요청했다.

연합뉴스

지난 22일 서울맹학교학부모회에 따르면 학부모회는 19일 서울 종로경찰서장 앞으로 ‘시각 장애 학습 및 이동권을 방해하는 무분별한 집회 금지 처분 요청’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발송했다.

이어 학부모회는 “시각장애인 학교가 있는 청운효자동은 무분별한 집회 시위로 학습은 물론 보행 수업에도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서울맹학교는 청와대 사랑채에서 약 500m 떨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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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인근에서는 지난달 3일부터 한국기독교총연합회를 비롯한 여러 단체가 두 달 가까이 철야 농성 중이다.

또, 여러 단체가 청와대 방면으로 행진하는 등 주말 집회도 잇따르고 있다.

학부모회는 집회에서 사용하는 확성기와 스피커 소음 때문에 대부분 소리에 의지하는 맹학교 수업 과정을 제대로 진행할 수 없다고 전했다.

맹학교에서는 보통 하루 2~3차례 막대기로 두들기며 주변을 파악해서 이동하도록 돕는 ‘독립 보행’ 교육 시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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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주변 소음이 너무 심해 소리를 듣지 못한 학생들이 도로로 뛰어드는 위험한 사례도 계속 생기고 있다고.

밤 10시 이후에도 노숙 시위가 이어지자 기숙사 생활을 하는 학생들은 “잠을 자지 못하겠다”고 호소하는 상황.

이에 참다못한 학부모 70여 명은 최근 종로경찰서에 집회를 금지해달라는 공문을 보냈고 추가 서명도 받고 있다.

김경숙 서울맹학교 학부모회장은 26일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 인터뷰에서 “일부 단체 분이 학교 안내실에 찾아와 ‘도대체 얼마나 시끄럽냐’며 ‘민원을 또 넣기만 해보라’는 식으로 말을 하고 갔다”고 전했다.

이어 “그분들 주거공간에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하루도 못 견딜 것”이라며 “이 지역에는 시각장애인 학생, 시각장애인 성인들이 많이 살고 있다. 지금 이 상황을 상식적으로 이해한다면 무분별한 집회를 당장 중지해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