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션윈, 5천년 전통문화 부활시킨 공연…中 공산정권 끊임없이 방해공작”

Cathy He, Epoch Times
2019년 11월 26일 오후 3:52 업데이트: 2019년 11월 28일 오전 11:42

중국의 정통 고전무용을 선보여온 미국의 공연전문 그룹이 지난 수년간 중국 공산정권의 교란에 시달린 사실을 공개했다.

미국 션윈(Shenyun) 최근 기자간담회를 열고 “월드투어를 통해 매년 수백 개 도시를 방문한다. 적잖은 도시에서 중국 공산정권의 크고 작은 방해공작을 겪어야 했다”고 전했다.

션윈은 지난 2006년 설립돼 올해로 창단 13년째를 맞는다. 매년 공연단과 동명의 공연 프로그램으로 북미, 유럽, 아시아, 남미 투어를 펼쳐왔다. 공연 사회자 리사이 레미쉬는 “국가와 도시를 가리지 않고 곳곳에서 티켓 예매 취소, 광고 중단, 대관 취소 등 설립 이후 10년이 넘도록 끊임없는 어려움에 부딪혔다. 그 배후에는 공산정권이 있었다”고 말했다.

션윈은 중국 5000년 전통문화를 주요 소재로 선량, 인내 같은 보편적 가치와 덕목을 무용과 음악 등 무대예술로 승화시키고 있다.

중국이 션윈을 교란하는 이유는 전통적 가치를 수호하고 부활을 표방하기 때문이다. 중국 공산정권은 집권 후 수십 년간 중국의 전통문화를 ‘낡은 것’으로 오명을 씌워 파괴하고 그 위에 정권을 수립했다. 션윈은 정치성을 지니진 않지만, 전통문화를 복구한다는 그 활동 취지에서 공산당의 경계와 반발을 사고 있다.

중국의 오늘날을 묘사하는 몇몇 프로그램에서 중국의 대표적 인권탄압인 파룬궁 탄압도 다뤄진다. 파룬궁의 정식 명칭은 파룬따파(法輪大法)이며 중국의 심신수련법이다. 사회자 레미쉬는 “중국 전통문화의 한 축이 수련문화다. 수련인이 무자비한 탄압에 맞서 선량함을 잃지 않고 소신과 가치를 지켜내는 것은 수련문화를 이해하게 하는 훌륭한 소재”라고 설명했다.

해당 프로그램에서는 수련자들이 감옥에 갇혀 고문을 받거나 강제노동에 시달리고 심지어 장기밀매의 희생양이 되는 장면이 그려진다. 중국 정권은 그간 자국 언론에 대한 통제와 검열, 외국 정부와 언론에 대한 압력을 통해 은폐해왔던 추악한 면모가 알려지는 상황에 격노한 것으로 보인다.

레미쉬는 “월드투어를 하면서 가는 곳마다 예상치 못했던 방해가 있었다”며 “대표적인 사례가 현지 중국 영사관이나 대사관에서 공연장 측에 공연취소를 요구하는 서한을 보내는 방식이다. 2007년부터 현재까지 알아낸 것만 74건”이라고 밝혔다.

이어 “드러난 경우는 소수이며 실제로는 훨씬 많을 것”이라며 “투어를 하는 동안 극장 관계자들이 사석에서 ‘공연을 중단하라는 중국 대사관 관계자의 압력이 있었다’고 알려온다”고 전했다.

이러한 시도는 대부분 무산되거나 실패로 끝났지만, 중국 측 압력이 굴복해 공연을 취소하거나 축소한 공연장도 몇 군데 있었다. 가장 최근 사례가 스페인 마드리드의 왕립극장(Teatro Real)의 공연 취소다. 극장 측은 지난 1월 공연 개막을 몇 주 남겨놓고 ‘기술상의 어려움’을 이유로 공연을 취소했다.

이 사건을 ‘파룬궁에 대한 박해를 추적하는 국제기구(WOIPFG)’에서 파룬궁에 대한 박해의 하나로 보고 조사에 나선 결과 스페인 주재 중국대사관이 개입했음이 드러났다고 레미쉬는 설명했다.

그는 “스페인 주재 리유 팬(Lyu Fan) 중국대사가 왕립극장 총감독에게 ‘중국 시장을 잃을 수 있다’고 경고했고 그 영향으로 션윈공연이 취소됐다고 WOIPFG 보고서에서 밝혀졌다”고 말했다.

덴마크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다. 레미쉬는 “션윈은 지난 10년간 덴마크 왕립극장의 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공연 수준이 대관요건에 미치지 못한다’는 이유로 거절됐다”고 했다.

그러나 현지 공영방송 ‘라디오24세븐’은 2018년 덴마크 주재 중국대사관에서 코펜하겐의 덴마크 왕립극장(Det Kongelige Teater)에 “션윈 측에 공연장을 대관해주지 말라”고 압력을 가했다고 보도했다. 언론인 토머스 포트는 지난 4월 덴마크 의회에 출석해 해당 사건을 언급하며 “션윈이 10년 넘도록 왕립극장에 걸리지 못한 이유”라고 했다. 하지만 왕립극장과 덴마크 문화부는 중국 측 압력에 대해 “모른다”고 부인했다.

한국과 태국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2016년 12월 방콕의 악사라 극장 측은 개막을 며칠 앞두고 션윈 공연을 취소했다. 이후 에포크타임스에서 태국 주재 중국대사관이 태국 정부에 보낸 서한을 입수했다. 서한에서는 “중국-태국 관계 발전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션윈공연을 금지하라”고 압박했다.

같은 해 2월 한국 공영방송 KBS는 한 공연기획사와 계약을 맺고 서울 KBS홀 션윈 공연 대관을 승인했다가 공연티켓 예매 개시 6일만에 대관을 취소했다. 당초 5월 예정된 공연을 위해 티켓 발매와 홍보 등에 투자했던 기획사 측은 손실이 불가피해지자 공연 성사를 위해 법적 조치를 취했으나 공연은 끝내 무산됐다.

본지 취재 결과 KBS홀 측은 주한 중국대사관으로부터 “션윈 공연을 진행하지 말라”는 서한을 같은 해 1월과 4월 최소 두 차례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1월 서한에서는 “중국은 KBS와 협력에 높은 비중을 두고 있다. KBS는 한중 관계를 고려해 결정을 내리기 바란다. 션윈공연에 장소를 제공하지 말라”고 압력을 행사했다. KBS는 중국 관영 중앙방송(CCTV)와 업무협약 관계를 맺고 있다.

관객들이 대구 수성아트피아에서 션윈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2015. 1. 25. | The Epoch Times

이처럼 극장에 압력을 가하는 것은 중국 정권이 션윈을 방해하는 여러 방법의 하나이다. 레미쉬는 “중국 정권은 광고주, 관객층은 물론 직접 공연단 상대로 다양한 전략을 구사했다”며 “이러한 전술은 시간이 가면서 정교해지고 은밀해졌다”고 말했다.

중국은 션윈 창단 초에는 맞불작전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본토에서 공연단을 조직해 션윈과 같은 날짜에 같은 도시 가까운 공연장에서 공연을 펼쳤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조직된 ‘날림’ 공연은 별 성과를 내지 못하고 실패했고, 이후 방해수단은 션윈에 대한 직접 테러로 변질됐다.

레미쉬는 “2010년 션윈 단원들이 전용버스를 타고 캐나다 오타와에서 몬트리올까지 이동한 후 다음 공연을 위해 휴식했다. 이때 운전기사가 버스를 점검하던 중 앞쪽 타이어 하나에서 이상을 발견했다. 해당 버스를 점검한 전문정비사에 따르면 타이어가 교묘하게 절개돼 있었는데 처음에는 별 이상이 없으나 차량이 한참 달리고 나면 타이어가 가열로 팽창하면서 터지는 방식으로 밝혀졌다. 공연단원 수십 명을 태운 버스가 고속으로 달리다 제어불능 상태에 빠질 경우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

예술단 측은 현지 경찰과 미연방수사국(FBI)에 수사를 의뢰했지만, 아직 별다른 진전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션윈 예술단의 관광버스. | The Epoch Times

공연장 측에 관람객, 지역 주민들로 가장한 ‘가짜 이메일’이 전달되기도 했다. 레미쉬는 “공연에 대해 비난하거나 폄하하는 내용이었다”며 “공연장 측에 겁을 줘 우리와 멀어지도록 하려는 시도”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공격은 온라인에서도 이어졌다. 선윈 공식 홈페이지와 관련 서버에 대한 해킹 시도가 여러 차례 있었다고. 레미쉬는 “뉴욕 링컨 센터에서 연장 공연을 앞두고 발매 사이트가 집중 공격을 받은 것으로 안다”고 했다.

온라인에서의 방해공작은 공연에 대한 악플작전도 있다. 중국은 인터넷 댓글부대를 동원해 소셜미디어나 커뮤니티, 기사 댓글을 통해 노골적인 비방에서부터 교묘한 관람후기, 왜곡된 정보로 공연을 깎아내리는 것이다.

레미쉬는 “개별적인 반응이 아니라 중국 정권의 조직적인 여론통제 시도”라며 “중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범위로 방해작전을 펼친다. 많은 사람들이 대개 인터넷 검색이나 소셜미디어로 정보를 얻고 있다. 중국 정권이 션윈에 대해 왜곡·흑색선전을 펼치면서 공연 홍보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중국 측은 티켓 판매를 방해하며 (션윈에 대한) 부정적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우리는 처음부터 어려움에 맞서왔으며 그로 인해 발걸음을 늦춘 적은 없었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