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장례식’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 엄수, 윤석열 대통령 내외 참석

VIP만 500명 이상 참석

최창근
2022년 09월 20일 오전 6:18 업데이트: 2022년 09월 20일 오전 9:28

9월 19일, 영국 런던에서 고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국장이 엄수됐다. 엘리자베스 여왕의 첫 번째 총리이기도 했던 윈스턴 처칠의 국장으로부터 57년 만이었다.

10일간의 국가 애도 기간의 절정인 이날 장례식 장면은 영국 곳곳에 설치된 거대한 스크린과 영화관 화면으로도 방영됐다.

영국 언론들은 전 세계 인구의 절반이 넘는 40억 명 이상이 여왕의 장례식을 시청했을 것으로 추산했다. 영국 국왕의 장례식이 TV로 생중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1953년 자신의 대관식을 사상 처음으로 TV 생중계하기도 했었다.

영미권 언론들은 “전 세계 수억 명이 지켜본 역사적인 장례식에서 영국 국민은 여왕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세기의 장례식’은 윤석열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나루히토 일왕 등 전 세계 주요국 정상과 그 배우자, 왕족 등 500여 명을 포함해 총 20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치러졌다.

국장은 9월 19일 오전 11시(한국시간 오후 7시) 시작됐다. 일반인 조문을 위해 의회의사당 웨스트민스터 홀에 안치됐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관이 장례식이 열린 웨스트민스터 사원으로 옮겨졌다.

장례식에 앞서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는 여왕의 생애를 기리는 종소리가 1분에 한 번씩 총 96차례 울렸다. 장례 미사에서는 저스틴 웰비 캔터베리 성공회 대주교가 설교하고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가 성경을 봉독했다.

저스틴 웰비 대주교는 “여왕 폐하는 21세 생일 방송에서 평생을 영국과 영연방을 위해 헌신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약속이 이렇게 잘 지켜진 경우는 거의 없다.”며 여왕의 헌신과 업적을 기렸다.

마지막으로 11시 55분, 영국 전역에서 2분간 여왕을 추모하는 묵념을 하고 나서 백파이프로 영국 국가가 연주되며 장례식이 정오에 끝났다.

장례식 이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관은 웰링턴 아치까지 행진했다. 여왕의 관 뒤에는 찰스 3세 영국 국왕, 윌리엄 왕세자, 해리 왕자, 앤드루 왕자, 앤 공주가 따랐다. 조지 왕자와 샬럿 공주도 어머니 캐서린 왕세자빈과 함께 운구 행렬에 합류했다.

여왕의 관은 오후 영국 왕실 소유 윈저성 세인트 조지 교회 지하 납골당에 있는 부군 필립공의 관 옆에 안장됐다.

1952년 즉위하여 2022년까지 재임한 세계 최장수 군주였던 여왕의 마지막 가는 길에 전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인사들이 집결하면서 영국 정부는 1만 명 이상의 경찰관과 군인을 배치하는 등 열흘간의 장례식 기간 삼엄한 경계를 펼쳤다.

장례식이 열리기 전 나흘간의 일반 조문에서는 수십 만의 시민이 20시간을 넘는 대기 시간에도 질서 정연하게 줄을 서 기다리면서 여왕에게 마지막 이별을 고했다. 9월 16일에는 영국이 배출한 세계적인 축구 스타인 데이비드 베컴도 시민과 함께 13시간 줄을 서 기다린 끝에 조문하여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윤석열 대통령 내외는 장례 미사에 부인 김건희 여사와 함께 참석했다. 대통령 부부는 사원 남측 익랑(翼廊)에 앉았다. 사원 정면을 바라보고 오른쪽 공간으로 중간통로에 놓인 고인의 관을 바라보는 방향이었다. 윤석열 부부는 영국 왕실 및 각국 정상급 인사들과 함께 시종 차분한 표정으로 장례를 지켜봤다.

찰스 3세 신임 국왕을 비롯한 영국 왕족, 영연방 총독들 뒤로 각국 정상 250여 명이 착석했다.

윤석열 대통령 내외는 앞에서 14번째 열로 배정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자들에게 “윤석열 대통령 부부 2열 앞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부부가, 같은 열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부부가 각각 앉았다.”고 전했다.

대통령실은 “윤석열 대통령이 장례식에서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을 대표하여 영국 국민의 슬픔을 공유하고 최고의 예우를 갖춰 고인에 대한 추모의 뜻을 다시 한번 표명했다.”고 밝혔다.

BBC 등 현지 방송 생중계에는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각국 정상들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 찬송을 부르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장례식 참석 의미를 두고서 “대통령의 이번 런던 방문은 한영 우호 관계의 기반을 더욱 돈독히 하는 동시에, 자유민주주의의 핵심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의 연대를 한층 더 강화하는 계기가 된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