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홍대입구서 홍콩 민주화 운동 지지행사 “국가폭력 심각, 국제사회에 알린다”

한국인, 홍콩 유학생 주축...지난해 10월부터 넉달 연속 주말 집회

이가섭
2020년 01월 23일 오전 10:37 업데이트: 2022년 03월 3일 오후 3:19

일요일인 지난 19일 10~20대 젊은층과 중화권 관광객으로 붐비는 서울 서대문구 홍대입구 9번 출구 앞 인도. 검은 롱패딩을 입고 노란 헬멧을 쓴 청년 30여명이 약 15미터 가까이 한 줄로 늘어섰다.

홍콩 시위대를 연상케 하는 차림으로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청년들은 ‘프리 홍콩(Free HK)’, ‘티벳(Tibet)’ 이라고 적힌 노란 우산과 ‘5대 요구 수용하라’, ‘중국인, 홍콩 사람 지지’ 같은 현수막을 펼쳐 보이며 메시지를 전했다.

송환법 반대로 시작된 홍콩 민주화 운동이 7개월째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에서도 홍콩 시민들을 지지하는 집회가 주말마다 열리고 있다. ‘홍콩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시민 모임’(이하 시민 모임)이 주도하는 주말 집회다. 지난해 10월 13일 첫 집회 이후 지금까지 4개월째 계속하고 있다.

‘시민 모임’은 한국 직장인을 주축으로 홍콩인 유학생, 재한 중국인 등이 참가해 국내에서 홍콩 민주화 운동을 알리고 지지하는 활동을 펼친다.

특히 이날 집회는 전 세계 27개 도시에서 동시에 진행됐으며, 홍콩뿐만 아니라 중국 공산정권의 탄압을 받는 위구르와 티베트를 위한 목소리까지 더해졌다. 몇몇 시위대는 “Fight for Freedom, Stand with Uyghur(자유를 위한 투쟁, 위구르를 지지한다)”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날 오후 2시에 홍대입구에 모인 참가자들은 자유발언 이후, “광복홍콩, 시대혁명’, ‘Fight for freedom, Stand with Uyghur’ 등 구호를 외치며 홍대에서 신촌 유플렉스 방면으로 약 2km 거리를 행진했다.

유플렉스 앞 광장에서는 연막탄 연기가 자욱이 퍼지는 가운데 집회 참가자들이 바닥에 누워 죽은 척 하는 ‘다이인(die-in)’ 퍼포먼스를 벌였다. 홍콩 경찰을 앞세운 중국 공산 정권의 폭력진압에 희생당한 홍콩 시민들을 상징하는 퍼포먼스였다. 진압의 심각성을 알리자는 취지도 담겼다.

한국으로 관광을 왔다가 우연히 집회를 보게 됐다는 홍콩인 관광객 황모씨(20대)는 “홍콩 상황은 지금도 정말 안 좋다”면서도 “해외에서 홍콩을 지지하는 모습이 정말 감동적이다”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홍콩 관광객은 “여전히 많은 홍콩인이 자유를 위해 싸우다 체포되고 있다”며 “이번 행사가 사람들에게 홍콩 시위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킨다”고 밝혔다.

이번 집회를 주최한 이상현 씨(32, 직장인)는 “홍콩 시민들로부터 행사를 연대행사를 하자는 제안을 받았다”면서 “정부가 가하는 심각한 폭력과 그로 인해 실제 사람들이 죽어 나가고 있음을 알리기 위한 행사”라고 소개했다. 이씨는 생업과 병행해 ‘국가 폭력에 저항하는 홍콩, 티벳, 위구르를 위한 국제 연대’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집회 참가자인 경희대학교 학술기구인 미래문명원의 임채원 교수는 “대만에서 민진당 차이잉원 총통이 재선에 승리한 것은 전 세계 민주주의의 큰 흐름이다”라며 “인류는 정의의 편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홍콩이 승리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