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과 디커플링하면 중국 GDP 최대 2.27% 감소” 獨 연구

한동훈
2022년 08월 18일 오전 9:49 업데이트: 2022년 08월 18일 오후 12:43

독일 IFO 연구소 “서방세계, 중국 의존도 낮춰야”
“미국 등 ‘뜻’ 같이하는 국가와 자유무역협정 필요”

독일과 유럽연합(EU)이 경제에서 중국을 배제할 경우, 중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2.27%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독일의 주요 민간 경제연구소 중 하나인 뮌헨 세계경제연구소(IFO)는 최근 ‘지정학적 도전과 독일 경제모델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연구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보고서 링크).

보고서에 따르면, EU와 중국 사이에 무역 전쟁이 벌어질 경우 독일을 포함한 EU 회원국과 중국 모두 경제적 손실을 입게 되지만, 중국의 피해가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났다.

EU에서 대중국 무역량이 가장 많은 독일은 산업 분야별 부가가치 감소 규모가 자동차 8.47%로 가장 크고, 이어 운송장비(5.14%), 기계 및 장비(4.34%) 순이었다. 섬유와 화학, 제약 분야도 매출 감소가 예상됐다.

종합적으로 독일은 실질 GDP가 0.76%, EU 나머지 회원국은 0.49% 감소한 반면 중국은 감소 폭이 2.27%에 달했다. EU와 중국을 제외한 세계 실질 GDP 역시 0.24% 감소하는 것으로 예상됐다.

보고서 저자들은 이번 결과를 두고 독일과 유럽 기업들이 특정한 하나의 시장이나 독재국가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다른 국가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번 보고서에서는 EU·미국 등 서방세계와 중국 간의 경제적 분리 양상을 총 다섯 가지 시나리오로 가정해 시뮬레이션했다.

다섯 가지 시나리오는 △독일의 생산시설 리쇼어링(국내 복귀) △EU와 중국 분리 △서방세계와 중국 분리 △서방세계와 중국 분리 및 미-EU 자유무역협정(FTA) △EU의 독재국가 무역 제재로 인한 교역비용 증가 등이다.

중국의 실질 GDP가 2.27% 감소하는 것은 중국이 서방세계의 분리에 반발해 무역전쟁을 벌이고 서방도 이에 맞서는 상황을 가정했을 경우다.

그러나 무역 전쟁 없이 서방세계 동맹(EU·영국·미국·캐나다·일본·호주)이 일방적으로 중국과 분리하기만 해도 중국은 실질 GDP가 1.49% 감소하면서 큰 손실을 입을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은 0.55%, EU(독일 제외) 0.37%, 미국 0.40% 감소했다.

공동 저자인 플로리안 도른 박사는 “독일이 수출 국가로서 비즈니스 모델을 재정비하고 싶다면 공급망 보강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미국처럼 독일과 뜻을 같이하는 국가들과 전략적 파트너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과의 FTA가 중국과의 무역 전쟁에 따른 피해를 완화할 수는 있겠지만 완전히 상쇄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무역 전쟁의 순비용은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로 발생한 비용과 맞먹을 것이라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