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거리두기’ 철저히 지키는 나무들의 모습이 실로 경이롭다

김연진
2020년 12월 30일 오후 1:47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후 1:18

코로나19 사태를 막기 위한 기본 방역 수칙으로 ‘사회적 거리두기’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가운데, 놀라운 자연 현상 하나가 주목을 받고 있다.

서로 맞닿지 않고 일정한 간격을 둔 채 살아가는 나무들.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울창한 숲 한가운데서 하늘을 올려다보면, 놀라운 현상을 발견할 수 있다.

빽빽이 들어선 나무들이 서로 간격을 유지하면서 자라난다. 나뭇잎이 우거졌는데도 어떤 규칙이나 약속이라도 한 듯, 절대 선을 넘지 않는다.

국립산림과학원

이런 현상을 수관 기피(Crown Shyness)라고 한다.

나무가 수줍어하듯 서로 닿지 않고 자라나는 현상을 일컫는다.

놀라운 사실은, 이 수관 기피 현상이 비슷한 수령의 나무가 함께 자랄 때 주로 발생한다는 것이다. 또 같은 수종 사이에서 더욱더 잘 발생한다.

수관 기피 현상의 명확한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수많은 가설만 존재할 뿐이다.

국립산림과학원은 “바람이 많이 부는 지역에서 맞닿은 가지들이 서로 가지치기 효과를 낸 것이라는 가설도 있고, 효과적인 광합성을 위해 서로 그늘을 피해 생장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가설도 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또 다른 가설 중에는 “해충과 병해를 스스로 막기 위한 나무의 방어기제”라는 설명도 있다.

해충과 박테리아가 여러 나무로 옮겨 다니거나,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서로 일정한 간격의 거리를 유지한 채 살아간다는 뜻이다.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현상일 테지만,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서로 거리를 둔다”는 점은 현재 우리에게 ‘사회적 거리두기’의 중요성을 시사한다.

함께 모여 살아가면서 서로의 건강을 지켜주기 위해 불편을 감수하면서도 아름다운 거리를 유지한다는 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