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 매출감소 채우기 위해 영역 확대

FAN YU
2017년 03월 22일 오전 9:37 업데이트: 2019년 10월 23일 오후 4:58

3년 전만 해도 중국의 최대기업이던 스마트폰 제조사 샤오미에게 최근 몇 년은 힘든 시간이었다.

샤오미의 시장점유율은 2014년 이후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2016년 4분기 샤오미의 스마트폰 출하량과 시장 점유율은 2015년 시장점유율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7.4%에 불과했다. 현재 잘 나가는 오포(OPPO)와 화웨이(Huawei), 비보(Vivo)에 뒤쳐졌으며 5위를 기록하고 있다.(시장 조사 기관인 IDC의 데이터)

같은 모(母)회사에 속하는 오포와 비보가 샤오미를 밀어내며 치고 나왔다. 중국의 스마트폰 중간가격대 시장은 애플과 삼성의 기기장치보다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는 안드로이드 기기들로 넘쳐났던 것이다.

샤오미의 판매부진에다 유명인사인 회사의 국제비즈니스 책임자 휴고 바라(Hugo Barra)가 1월 사퇴함으로써 회사의 분위기는 더욱더 가라앉았다. 바라는 2013년 구글에서 샤오미 부사장으로 영입됐다. 바라는 샤오미가 6.6%의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던 인도에서 샤오미의 해외비즈니스를 가장 두드러지게 구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샤오미는 여전히 큰 야심을 가지고 있다. 레이쥔(Lei Jun) 회장은 자신을 중국의 스티브 잡스로 스타일링했다. 그리고 최근에는 자체 프로세서 칩을 설계하고 제조하는 몇 안 되는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 중의 하나로서 애플과 같은 대열에 진입하게 했다.

2016년 4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도표

중국산 칩

샤오미는 중국국가컨벤션센터에서 자체칩인 ‘파인콘 서지 S1’을 2월 28일 발표했다. 2.2GHz, 8개의 코어를 가지고 있는 이 칩은 회사의 새로운 중가제품 ‘Mi 5c 스마트폰’에 사용된다. 이로써 샤오미는 자체 프로세서 제작 역량을 갖춘 스마트폰제작사 대열에 애플, 삼성, 중국내 라이벌인 화웨이에 뒤이어 합류하게 된다. 샤오미의 자체제작 칩 도입은 몇 가지 영역에서 흥미를 끈다.

샤오미가 투자자들에게 450억 달러 가치로 평가됐던 2014년 이후에는, 샤오미 같은 민간 스타트업이 자본금을 모아 본 적이 없다. 요즈음 판매가 둔화되면서, 샤오미에 대한 평가도 아마 낮아졌을 것이다. 그러나 새로운 스마트폰 칩을 공개하는 출시 행사에서 샤오미는 투자자들의 지속적인 지원에 대해 감사하는 평범한 언급에서 벗어난 발표를 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의 보도에 따르면, 레이쥔은 투자자들에 감사하는 대신, “정부의 지원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샤오미가 베이징 당국으로부터 받은 펀드에 대한 세부 사항은 거의 알려지지 않지만, 베이징으로부터의 지원은 광범위한 규모로 보인다. 레이쥔에 따르면, 재정지원은 베이징의 중국과학기술부와 베이징시정부가 설립한 반도체개발기금으로 이뤄졌다.

베이징은 반도체를 국가적인 중요분야로 보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이 부문 R&D를 지원하기 위해 국가, 성급 및 지방정부 차원에서 수많은 기금이 설립됐다. 이 분야에서 자급자족하기 위한 중국의 소망은, 보안에 대한 우려로 외국정부들이 중국기업의 외국반도체회사 인수를 반대하면서 더욱 가열됐다.

샤오미의 새 칩은 중국 정부가 세계적인 칩 제조사, 퀄컴에 보내는 경고다. 중국은 오랫동안 고급 스마트폰 칩들 가운데서도 퀄컴의 지배에 경계의 눈초리를 보내왔다. 베이징은 ‘독점 관행’에 대한 1년간의 조사를 통해 2015년, 퀄컴에 거의 10억 달러에 달하는 벌금을 부과했다. 벌금의 일환으로 퀄컴은 자사의 칩을 사용하는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에게 물렸던 로열티 비율을 낮추어야 했다. 퀄컴의 로열티 계산 기준치가 글로벌 표준이었던 판매 가격의 100%에서, 중국 휴대폰에 대해서는 판매 가격의 65%로 낮아졌다.

제품 영역의 확대

정치적 측면을 제외하면, 샤오미의 자체 칩 도입은 퀄컴의 비즈니스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지 않을지도 모른다. 중국을 대표하는 모든 휴대전화 브랜드들은 일부 스마트폰, 특히 고급형 스마트폰에서 퀄컴 칩을 사용한다. 샤오미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낮기 때문에 샤오미가 퀄컴 칩 사용을 전면적으로 중단하더라도 퀄컴에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제품 영역의 확대

그러나 샤오미는 최근의 부진으로 작년에 분기별 스마트폰 출하량 발표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는데 회사의 미래가 전적으로 스마트폰용 칩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퍼스트 파티(first-party 직접 제공하고 유지하는) 칩을 사용하면, 샤오미는 생산비용을 절감하고 하드웨어 디자인에서 소프트웨어까지 수직 통합 프로세스를 제어할 수 있게 된다.

이것은 애플이 20년 동안 구축하고 완성시킨 모델이다. 샤오미는 중국의 ‘사물인터넷’과 스마트홈 생태계 제품과 씨름하는 선두 회사들 대열에 서게 됐다. 이 새로운 칩은 샤오미가 자사의 광범위한 제품들을 보다 효과적으로 연결하고 통합할 수 있도록 해준다.

예를 들어, 샤오미는 웨어러블 부문에서 공격적이었다. IDC에 따르면, 손목 모니터, Mi 밴드는 핏빗(Fitbit)을 바로 뒤에서 추격하고 있으며 세계 시장점유율은 15.2%이다. 샤오미는 웨어러블 분야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주요 브랜드이다, 핏빗의 22.7% 감소와 비교해서, 샤오미는 연간 96%의 성장률을 보였다.

샤오미는 액션카메라, 라우터, 스마트 커피머신 및 스마트 저울에 이르기까지 가정과 개인에 연계되는 광범위한 제품군을 갖추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기타를 쉽게 배울 수 있게 하는 앱이 들어간 스마트 기타를 내놓았다.

샤오미는 애플과 삼성의 플레이북과는 또 다른 페이지를 장식하면서, 조용히 특허 포트폴리오를 축적해왔다.

IP(지적재산)산업의 주요저널인 IAM에 따르면, 샤오미는 인텔, 브로드컴, 마이크로소프트, 그리고 가장 최근에는 카시오로부터 IP자산들을 인수했다. IP자산 포트폴리오 부족은 오랫동안 샤오미의 아킬레스건이었는데 이것이 중국 밖에서 회사의 성장범위가 제한되는 주된 이유였다. IP자산 축적은 샤오미의 향후 성장을 위한 엔진 장착임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