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 기업공개…앞길 평탄치 않아

FAN YU
2018년 06월 27일 오후 3:40 업데이트: 2019년 10월 23일 오후 4:38

중국의 스마트폰 제조기업 샤오미의 7월 기업공개(IPO)는 몇 년 만에 가장 기대되는 일 중 하나다.

이번 IPO는 2014년 알리바바의 기업공개 이래 최대 규모일 뿐만 아니라 획기적인 주식 상장 메커니즘의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가 주식 시장 과열을 억제하려는 새로운 시장 환경 임에도 샤오미는 주가가 뜨고 있어 샤오미의 IPO는 철저한 조사를 거칠 것이 확실시 된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샤오미는 2017년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4위를 기록했다. 또한 샤오미는 동남아시아와 인도에서 강력한 입지를 형성하고 있다. 홍콩에서 100억 달러를 조달할 계획인 샤오미는 창업 8년 만에 처음으로 증시에서 거래된다.

샤오미는 최근 홍콩증권거래소(HKEX) 규정에 따라 이중등급(dual-class) 상장이라는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첫 번째 회사가 된다. 이중등급 상장 기업은 창업자가 보유한 주식보다 의결권이 낮은 또 다른 등급의 주식을 상장시켜 창업자가 회사를 통제할 수 있다. HKEX는 지난해 12월 처음으로 이런 변화를 도입했다.

샤오미는 이번 주까지 홍콩에서 IPO 진행 후, 중국 본토에서 중국예탁증서(CDR)를 발행함으로써 중국 기술 대기업 최초로 본토에서 실제로 주식을 매매할 계획이었다. CDR은 미국의 주식예탁증서(ADR)을 모델로, 해외에 상장된 중국 기업이 역내 통화로 역내 주식거래를 가능케 하는 제도다.

그러나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 발표에 따르면, 샤오미는 6월 18일 갑자기 입장을 바꿔 역내 CDR 발행을 연기했다. 하지만 이같은 CDR 발행 연기에 대한 사유를 밝히지는 않았다.

중국예탁증서(CDR)

중국 국무원은 3월에 CDR 개념을 최초로 도입했는데, 이미 2000억 위안(33조 8540억 원) 이상 가치로 평가되는 해외거래소 상장 중국기업들이 역내 CDR 조건을 갖추고 있다.

텐센트, 알리바바 및 JD닷컴을 포함한 다른 중국의 기술 대기업들은 처음에 해외 상장(홍콩 또는 뉴욕)을 선택했다. 이들은 기존 중국 증권거래소에서 허용하지 않는 복잡한 지주 구조를 채택했거나 이중 등급의 주식을 필요로 했기 때문이다.

CDR은 이러한 규칙을 완전히 건너뛰어 발행자가 국내 시장을 두드려 현지 입지를 강화할 수 있게 한다. 알리바바와 바이두도 이번 여름 중국에서 CDR을 발행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규제당국은 증시에서 유동성을 삼켜버리고 새로운 증시 거품을 일으킬 수 있는 CDR에 대한 급격한 수요 증가를 우려하고 있다.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SCMP) 6월 15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 증감위(CSRC)는 최근 중국 본토 IPO의 급격한 변동 때문에 “발행사, 보험사 및 기관 투자가들이 IPO 북빌딩 과정에서 ‘주의를 기울이도록’ 요청했다”고 언급하기에 이르렀다.

CSRC는 혁신적인 신경제 기업의 최근 상장과 향후 CDR 상장을 구체적 사례로 언급했다.

이익 낸 적 없는데…고공행진하는 기업가치

원래 샤오미가 예상한 평가액(원래 1000억 달러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짐)은 이익을 낸 적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상쩍게 높다. 보류된 CDR 계획을 고려할 때, 회사의 기업가치는 감소될 가능성이 높다.

샤오미는 2018년 1분기에 약 70억 위안(1조 1349억 원)의 손실이 났다. 이 회사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알려져 있으며, 근래에는 스마트폰 외에도 가전제품 및 IoT 기기로 공격적인 사업 영역 확장을 꾀해왔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에는 “샤오미가 애플보다 두 배 이상 비싸져야 하나?”라는 제목의 논설이 이달 초 실렸다.

기사는 샤오미의 예상 기업가치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샤오미의 예상 기업가치는 2019년 27배에서 34배 사이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동일한 평가지표를 사용 14.5배 상승이 예측되는 애플의 2배에 가깝다.

기사는 또 “몇몇 애널리스트와 펀드매니저들은 차이신에 투자은행의 기업평가가 시장의 기대를 지나치게 상회한다고 말했다”고 쓰고 있다.

심지어 중국의 증권감독기관도 완전히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CSRC는 CDR 상장과 관련해 최근 84개항의 질문을 포함한 피드백 문서를 내놓으면서. 더 많은 정보를 요구했다.

질문 중에는 샤오미가 인터넷 회사라는 주장에 대한 의문도 포함되어 있다. CSRC는 샤오미에 영업 수익의 10% 미만이 IoT 및 기타 인터넷 비즈니스에서 나오며, 수익의 대부분이 스마트폰 및 하드웨어 판매에서 나오는 것과 관련 회사의 포지션을 명확히 할 것을 요청했다. 인터넷 기업들은 일반적으로 하드웨어 제조업체보다 기업가치가 가파른 상승 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