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우구이 먹으려고 주문한 새우 사이에서 발견된 ‘게’를 정성스럽게 키운 남성

김연진
2020년 06월 15일 오후 12:12 업데이트: 2022년 12월 14일 오후 3:17

어쩌다 보니 집에서 게를 키우게 된 남성이 있다.

원래 새우구이를 먹으려고 김포 대명항에 있는 한 음식점에 들렀는데, 그곳에서 기막힌 인연을 만나게 된 것이다.

이 놀라운 이야기는 3년 전인 2017년 9월의 어느 날에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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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A씨는 회사 회식날에 제철을 맞은 새우구이를 먹으러 음식점으로 향했다. 새우를 냄비 안에 넣고 기다리던 A씨는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무언가가 냄비 뚜껑을 두드리기 시작한 것이다.

재빨리 냄비 안을 확인해본 A씨는 작은 게 한 마리를 발견했다. 새우와 함께 딸려온 것으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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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장님이 “딸에게 가져다주겠다”며 게를 꺼냈으나, 결국 A씨의 손에 쥐어졌다. A씨는 게를 길에 버릴 수가 없어 그대로 집으로 들고 왔다.

이때부터 기막힌 인연이 시작됐다.

생각지도 못하게 게를 키우게 된 남성은 나름대로 수조 안에 집을 꾸며줬다. “며칠 못 살고 금세 죽겠지”라던 A씨의 생각과는 다르게 4개월이 넘도록 게가 살아있는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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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게에게 정이 든 A씨는 매일 수조를 청소해주고 잘 살아있는지 살펴볼 만큼 정성스럽게 게를 키우게 됐다.

그는 “사람을 무서워해서 게는 거실의 수조에서 지내고, 나는 내 방에서 지낸다”라며 “난 낮에 돌아다니고, 게는 밤에 돌아다녀서 얼굴을 보기 어렵다”고 전했다.

“손가락을 물린 적 없냐”는 누리꾼들의 질문에 A씨는 “손가락으로 콕콕 찔러봐도 절대 물지 않았다. 착한 게 같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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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 키우기’ 사연이 폭발적인 관심을 받자 A씨는 꾸준히 사진을 공개하며 게 근황을 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인연이 시작된 지 196일 만에 게가 세상을 떠났다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그는 “퇴근했더니 껍질이 반쯤 벗겨진 채로 멈춰 있었다”라며 “변기에 내리는 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고, 화단에 묻어줄 수도 없어 집에 화분을 마련해 묻어줬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