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풍 참사’로 세 딸 잃고 평생 ‘장학사업’ 펼친 故 정광진 변호사

김연진
2023년 05월 22일 오후 5:05 업데이트: 2023년 05월 22일 오후 5:05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로 세 딸을 잃은 뒤 평생 나눔을 실천했던 정광진 변호사가 별세했다. 향년 85세.

지난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고인은 전날인 19일 오후 8시 52분경 세상을 떠났다.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고인은 1963년 제1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13년간 판사로 재직했다.

그러다 시각장애인 딸 정윤민 씨(사망 당시 29세)의 치료비를 벌기 위해 1978년부터 변호사로 활동했다.

1996년 11월 5일 삼윤장학재단 기념비 제막식에 참석한 고인과 부인 이정희 여사 | 연합뉴스

비록 윤민 씨는 시력을 되찾지 못했지만, 미국 버클리대 유학길에 올라 석사 학위를 받은 뒤 서울맹학교 교사가 됐다.

자신과 비슷한 처지인 시각장애인들에게 빛을 찾아주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윤민 씨는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로 둘째 유정(당시 28세), 셋째 윤경(당시 25세) 씨와 함께 참변을 당했다.

하루아침에 세 딸을 잃은 고인은 보상금으로 받은 7억 원에 개인 재산을 보태 총 13억 원으로 장학재단을 설립했고, 큰딸의 모교이자 첫 직장이었던 서울맹학교에 모두 기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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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정 변호사의 부인 이정희 씨는 “맹인들에게 빛이 되고자 했던 윤민이의 못다 이룬 꿈을 우리 부부가 대신하기 위한 것”이라며 재단을 설립하게 된 취지를 밝힌 바 있다.

그렇게 나눔을 실천했던 고인은 평생 그리워하던 세 딸의 곁으로 떠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