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세계 최초 3나노 반도체 양산…TSMC 앞질러 신기술 구현

이윤정
2022년 06월 30일 오후 4:59 업데이트: 2022년 06월 30일 오후 4:59

대만 TSMC·美 인텔보다 앞선 기술
한 단계 진보한 GAA 기술 적용
데이터 처리 속도, 전력 효율 향상

삼성전자가 대만 TSMC, 미국 인텔 등을 제치고 세계 최초로 3나노(nm·10억분의 1m) 반도체 양산에 돌입했다.

삼성전자는 6월 30일 ‘GAA(Gate-All-Around)’ 기술을 적용한 3나노 공정 기반의 초도 양산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초미세 공정 경쟁이 치열한 반도체 업계에서 나노 공정은 기술 우위를 증명하는 척도다. 현재 전 세계에서 10나노 미만 초미세 공정을 도입한 업체는 대만 TSMC와 삼성전자밖에 없다.

3나노미터 공정은 반도체 제조 공정 가운데 가장 앞선 기술이다. 특히 GAA 기술을 적용한 3나노 공정 기반 양산은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다. 이는 파운드리(foundry·반도체 위탁 생산) 분야 1위인 대만 TSMC보다 먼저 차세대 기술을 도입한 쾌거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5월 20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해 윤석열 대통령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찾았을 때 3나노 반도체 웨이퍼(얇고 둥근 실리콘 원판)를 소개했다. 당시 양국 정상은 3나노 공정 웨이퍼 시제품에 서명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과 5월 20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을 방문해 GAA(Gate-All-Around) 기반 세계 최초 3나노 반도체 시제품에 사인하고 있다. | 연합뉴스

TSMC는 올해 하반기 중 3나노 반도체 양산을 시작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TSMC는 3나노에는 기존 ‘핀펫(FinFET)’ 기술을 적용하고 2나노부터 GAA를 활용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핀펫 기술은 기존 평면(2D) 구조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도입된 입체(3D) 구조의 공정 기술로, 구조가 물고기 지느러미(Fin)와 비슷해 핀펫(FinFET)이라고 부른다.

반도체를 구성하는 트랜지스터는 전류가 흐르는 ‘채널’과 채널을 제어하는 ‘게이트’로 구분된다. 트랜지스터는 게이트와 채널의 접촉면이 많을수록 전류 흐름을 세밀하게 제어할 수 있어 소비전력이 감소하고 데이터 처리 속도가 향상된다.

삼성이 이번에 세계 최초로 적용한 ‘GAA’ 기술은 트랜지스터에서 전류가 흐르는 채널 4개 면을 게이트로 둘러싸 상하좌우 전방위로 맞닿도록 한 형태다. 채널의 3개 면을 감싸는 기존의 핀펫 구조와 비교해 GAA 기술은 데이터 처리 속도와 전력 효율을 높일 수 있어 한 단계 진보된 차세대 반도체 핵심기술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3나노 GAA 1세대 공정이 기존 5나노 핀펫 공정과 비교해 전력을 45% 절감하면서 성능은 23% 높이고, 반도체 면적을 16%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3나노 공정은 첨단 파운드리 EUV(극자외선) 공정이 적용되는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S3 라인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이번 3나노 반도체 양산에 이어 2025년 GAA 기반 2나노 공정을 시작할 예정이다.

최시영 삼성전자 사장(파운드리사업부장)은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업계 최초로 핀펫, EUV(극자외선) 등 신기술을 선제적으로 도입하며 빠르게 성장해 왔고 이번에 GAA 기술을 적용한 3나노 공정의 파운드리 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제공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차별화된 기술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공정 성숙도를 빠르게 높이는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