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이 본 ‘반지의 제왕’ 전투와 미국 대선

한동훈
2020년 12월 22일 오후 12:26 업데이트: 2021년 05월 16일 오후 1:14

미국 대선은 중화권에서도 매우 관심 받고 있는 국제적 사건이다. 평소 중국 정권을 감시해왔던 중화권 시사평론가들의 시선도 미국 대선으로 향하고 있다.

홍콩, 대만은 물론 미국와 유럽의 중국계 이민자와 중국 본토 시청자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에포크타임스 중국어판의 시사분석 프로그램인 ‘신원칸뎬'(新聞看點·뉴스초점)의 진행자 리무양(李沐陽)도 그 중 하나다.

그는 최근 미국에서 ‘선거 도둑질’로 불리는 상황과 이를 극복하기 위해 애쓰는 트럼프의 싸움을 영화 ‘반지의 제왕’에 비유했다.

주된 소재는 2부의 헬름스딥 요새 전투와 3부의 펠렌노르 평원 전투다. 리무양이 영화에 대한 자신의 이해를 바탕으로 풀어놓은 설명은 다음과 같다. 영화 속 인명과 지명의 중국식 발음도 소개했다.

“주술사인 사루만(살만)의 우르크하이(반인반수) 군대가 헬름스딥 요새를 점령했다.”

“지원을 왔던 엘프(정령) 300명이 모두 전사하고, 요청한 원군은 아직 아무런 소식도 없었다. 하루 중 가장 암담한 순간이었다.”

“요새의 가장 안쪽 방에 갇힌 채 마지막 순간만 기다리게 된 곤도르(캉더)의 왕위 계승자 아라곤(아라궁)은 세오덴(시우둔) 왕에게 ‘나와 함께 나갑시다, 놈들과 맞섭시다’라고 제안했다.”

“굳게 결의를 다진 두 사람은 ‘영예로운 전쟁을 위해, 나라를 위해, 백성을 위해’라는 대화를 나눈 뒤 미소를 짓고 말에 뛰어올라 검을 휘두르며 적군을 향해 돌진했다.”

“그때 마법사 간달프(간다오푸)가 마침 원군을 이끌고 도착하고, 상서로운 여명의 빛이 홀연히 비쳤다. 만장(萬丈) 높이의 빛줄기가 우르크하이들에게 쏟아져내렸고, 기세가 꺾인 그들은 곧 무력한 좀비(강시·殭屍)로 돌변했다.”

리무양은 여기까지 설명한 후, 절체절명의 궁지에 몰렸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맞서 싸운 아라곤과 세오덴 왕의 용기를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대학교 졸업식에서 행한 연설의 한 대목과 연결시켰다.

“여러분은 살아가는 동안, 인생은 항상 불공평하다는 것을 발견할 것입니다. 감당하지 않아도 되는 부당한 일들이 여러분한테 일어나는 것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여러분, 고개를 들고 계속해서 싸우십시오. 싸우고 싸우고 또 싸우십시오. 절대, 절대로, 절대로 포기하지 마십시오.”

리무양은 다시 ‘반지의 제왕’ 3편, 영화의 배경 세계인 ‘미들어스(중토)’에서 인간들의 마지막 희망이 되는 도시 ‘미나스 티리스’를 둘러싼 전투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갔다.

“곤도르의 섭정은 마도대군이 다가오자 군대를 해산하고 사람들을 대피시켰다. 그러나 간달프는 섭정과 달랐다. 지휘권을 넘겨 받은 그는 적 앞에서도 끝까지 굳게 버티며 싸웠다.”

“들고 있던 마법 지팡이가 나즈굴(마계 유령·戒靈)에 의해 산산조각나고 죽음을 당하게 된 간달프의 눈에 두려움은 없었지만, 절망이 가득했다. 인류가 곧 멸망을 맞이하게 됐기 때문이었다. 나즈굴이 ‘인간의 세계는 끝나리라’며 마지막 일격을 가하려던 순간, 저 멀리서 로한(뤄한·洛)의 기사들이 부는 뿔피리 소리가 울려 퍼졌다. 나즈굴은 곧 그쪽으로 떠나갔다.”

‘백전의 노장’ 세오덴 왕이 평원을 내려보며 전황을 살피고 있다. | 영화 ‘반지의 제왕’ 화면 캡처
압도적인 악의 군세가 한눈에 들어온다. 인류의 자유와 번영을 상징하던 위대한 도시는 부서지고 불타며 위기에 몰려 있다. | 영화 ‘반지의 제왕’ 화면 캡처

“그러나 로한의 기사들은 적에 비해 열세였다. 세오덴 왕은 엄청난 적의 병력과 부서지고 불타는 인류의 마지막 희망인 백색의 도시를 목격한 뒤, 이를 악물고 기사들을 향해 돌아서서 외쳤다.”

“전진하라. 어둠을 두려워하지 마라. 일어나라. 세오덴의 기사들이여. 적의 창은 부러질 것이며 적의 방패는 박살 나리라, 오늘은 위대한 전투의 날이자, 위대한 승리의 날이다. 우리는 날이 밝을 때까지 싸우리라.”

엄청난 병력을 본 세오덴 왕은 이를 악물고 기병대를 향해 뒤돌아선다. 이길 수 없지만 이겨야만 하는 싸움이다. | 영화 ‘반지의 제왕’ 화면 캡처
세오덴 왕은 병사들을 격려하며 자신감과 용기를 불어넣는다. 그는 이미 영화 2부의 ‘헬름스 딥’ 전투에서 두려움을 극복한 바 있다. | 영화 ‘반지의 제왕’ 화면 캡처

“연설을 마친 세오덴 왕은 앞장서서 적군을 향해 돌진했다. 그러나 전투 도중, 그는 나즈굴의 악룡에게 부상을 당해 위기에 빠지게 됐다. 그때 엘오윈(이오메이·伊歐玫) 공주가 용감히 나서서 악룡의 머리를 단칼에 베고 나즈굴과 맞섰다.”

“나즈굴은 ‘어리석구나, 나를 죽일 자(사내)는 없다’며 무시무시한 철퇴를 휘둘렀다. 그런데 엘오윈이 투구를 벗어던지자 긴 머리카락이 드러났다. 그녀는 ‘나는 사내가 아니다’라며 기합과 함께 힘껏 칼을 나즈굴에 몸에 꽂았다. 나즈굴은 갑자기 찌그러지면서 졸아들더니 잿더미로 변했다.”

“나즈굴이 처리되고 나자, 아라곤은 ‘마도대군’을 무찌르고 인류의 마지막 보루인 백색의 도시를 지켜냈다.”

여기까지 설명한 리무양은 “진행 중인 소송을 종합해 보면, 트럼프 측은 길이 완전히 막히지는 않았지만, 실제로는 상당히 좁고 시간도 촉박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번에 미국 대선의 형태로 나타난 정과 사의 대전은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이 제 모습을 드러내고, 좋은 것과 나쁜 것이 구분되며, 선과 악의 행위가 남김없이 드러나고 있다”면서 “사람은 스스로 바름과 사악함을 선택함으로써 자신의 미래를 결정하고 있다”고 논평했다.

리무양은 또 다른 시사평론가인 황톈천(黃天辰)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은 용기를 내야 한다. 양심이 살아 있는 국민과 의원, 언론과 군대는 트럼프 대통령을 따라 용감하게 반격에 나서 정의를 위해 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며 “어둠의 세력이 막강해 보이지만, 신을 굳게 믿고 싸우면 어둠을 뚫고 서광을 맞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에포크타임스 편집위원회는 시론에서 “대통령이 특별권한을 행사해 위기를 해결하는 것이 민심에 부응하는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미국과 인류의 미래를 결정지을 유례 없는 위기 속에서, 격렬한 정사대전이 펼쳐지는 현재의 형세에는 전대미문의 담력과 식견이 필요하다. 특별한 수단을 써서 신성한 사명과 국민의 염원을 지켜야 한다.”

“비상시에는 비상한 일을 행해야 한다. 어려운 결정이겠지만 더 큰 재앙을 피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국가가 위급한 순간에 대통령이 정의를 펼치기 위해 대담한 행동을 취하는 것이다.”